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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1235㎞ 도보순례 마친 이화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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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지난날을 돌아본 순례였습니다. 대침묵 가운데 걸으며 그동안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하찮은 것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이웃에게 상처 줬던 저를 반성한 시간이었습니다.”

5월 2일부터 6월 18일까지 48일간 동유럽 ‘야고보의 길’ 도보순례를 마치고 돌아온 이화재(스테파노·65·부산교구 양산본당)씨.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를 경유해 스위스 아펜젤까지 1235㎞를 걸으며 자신의 신앙을 점검했다. ‘야고보의 길’은 스페인 산티아고에 있는 성 야고보의 유해를 찾아 유럽 전역에서 신자들이 몰려온 데에서 유래한 순례길. 다양한 갈래길 중 이씨는 헝가리에서 스페인까지의 경로 일부를 걸었다.

이씨는 예상치 못한 고통과 마주하면서도 매순간 하느님의 존재를 느끼는 ‘신앙의 신비’를 체험했다고 말한다.

“17㎏ 무게의 배낭을 짊어지고 걸을 때면 여러 번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어 장벽으로 숙소나 식당을 구하지 못할 때도 괴로웠죠. 그럴 때마다 주민들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곤 했어요. 제가 걸어왔던 길을 떠올릴 때면 오히려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아마 그 길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시지 않았을까요?”

이씨가 처음 순례를 결심한 것은 사실 신앙적 이유는 아니었다. 9년 전, 인생 후반기를 앞두고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 야고보의 길을 걸으며 그 해답을 찾기로 한 것. 등산과 100㎞ 울트라마라톤 등으로 체력을 기르는 등 준비를 거쳐 2013년 프랑스 루르드에서 포르투갈 파티마까지 1450㎞를 걷는 순례에 도전했다. 당시 순례에서 신앙으로 힘을 얻는 남다른 체험을 했다는 이씨. 그러한 체험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동유럽 경로를 택하게 됐다.

이씨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년 6월 스위스 아펜젤로 떠난다. 올해 순례가 당초 프랑스까지 2200㎞를 걷는 90일 과정으로 계획됐지만, 순례 중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스위스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 내년에 다시 순례를 재개하면서 이씨는 프랑스 생장까지 걷는 1600㎞ 순례에 도전할 예정이다.

“제 신앙생활이 하느님에게 감동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각오로 눈 감는 날까지 길 위에 설 것입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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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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