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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강사 윤성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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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는 마음을 담은 소통의 도구입니다. 손편지는 인터넷 메신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영혼 없는 소통과는 차원이 달라요. 상대방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또한 서로 간의 관심을 주고받는 매개체이지요.”

각종 고지서와 안내 우편물로 가득한 편지함 안에서 손글씨로 쓴 편지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전자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스마트폰 인터넷 메신저 등에 익숙해진 우리 일상에서 편지는 ‘구닥다리’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윤성희(아가타·40·서울 신사동성베드로본당)씨는 손으로 직접 글씨를 쓰는 ‘손편지’ 전도사로, 관계 회복에 있어 편지의 역할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모바일메신저는 사용하기 쉬운 반면 감정도 쉽게 전달되고 쉽게 잊혀져요. 하지만 손편지는 쓰고, 보내는 과정 동안 받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죠. 그만큼 정성이 들어가고, 편지를 보낸 이가 받는 사람을 기억하고 있다는 증표가 되는 셈이에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윤씨는 글쓰기가 좋아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후 방송작가, 작사가, 카피라이터, 사보 기자, 콘텐츠 기획자 등 글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들을 섭렵했다. 그러다가 중고생 시절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밤 새워 썼던 편지가 생각났다.

윤씨는 “‘왜 사람들은 편지를 쓰지 않게 됐을까?’하고 생각하다가 사람들과 소통하고 악화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편지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편지를 잘 쓸 수 있는지,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사람들이 편지를 받고 좋아하게 될지를 연구하면서 「기적의 손편지」(스마트북스출판사/2015년)라는 책도 내게 됐다.

소통의 도구로서 손편지가 갖고 있는 장점으로 윤씨는 ‘설득의 힘’을 강조했다. 윤씨는 “손편지는 나 대신 사람들을 만나는 장이 될 수 있다”면서 “영화감독들이 손편지를 통해 유명 배우 캐스팅에 성공하는 사례도 많다”고 밝혔다. 일례로, 영화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은 홍콩배우 임달화씨에게 장문의 편지를 써 캐스팅에 성공했다.

손편지를 통한 진심이 전해진 사례다.

또한 공감력이 떨어지는 현대인에게 편지는 이를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최근 강남역 화장실 여성 살해사건 추모 접착식 메모지도 또 하나의 증거다. 윤씨는 “조그마한 메모지 한 장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손편지는 말없이 안아주는 포옹으로, 멀리 있는 이들에게 대신 다가가 안아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윤씨는 기업, 지역문화센터, 도서관, 학교 등 손편지에 대한 교육을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씨앗을 뿌리고 있다. 윤씨는 “강의를 하면 수강생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의외로 편지 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편지를 통한 소소한 소통에 감동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편지는 누군가의 가슴에 나를 새기게 합니다. 2000년 전 사도들이 보낸 편지가 우리의 가슴속에 신앙으로 아로새겨진 것처럼 말이지요. 잊고 지냈던 친구들에게 손편지를 통해 나를 보내 다시금 관계를 회복하면 어떨까요?”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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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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