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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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53) 사회적 문제 풀어나갈 사회적 기업

그리스도적 ‘사회적 기업’ 확대 고대/ ‘기업의 특성’에 ‘사회적 특성’ 접목시켜서/ 수익창출, 사회적 공익 위해 사회로 환원/ 저소득자·고령자·장애인, 사회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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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던져주는 그늘과 그로 인한 고통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보다 인간적이면서도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대안을 찾으려는 다양하고 건실한 이념과 실천을 통해 하느님 나라의 씨앗을 이 땅에 뿌려왔습니다.

우리는 가난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비롯된 방법과 실천이 그 자체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현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생존에 꼭 필요한 경제활동을 영위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이웃과 가난한 이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경제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음도 보았습니다.

우리가 서있는 경제 영역과 경제 시스템 안에서 각자가 지닌 위상이나 역할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그리스도의 복음정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제안과 실천은 바로 하느님 나라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가난으로 인한 아우성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부나 일반 사기업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적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새로운 출구로 근래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입니다. 경제적 환경이나 사회적 배경에 따라 사회적 기업의 개념과 요건 등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은 바로 ‘영리적인 기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발생한 수익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환원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달리 말해 기업 활동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조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수익과 공익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들은 저소득자를 비롯해 고령자, 장애인, 성매매 피해자, 장기실업자, 이주민, 새터민, 수형시설 재소자 등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 등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공익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의 특성’인 전통적인 기업관에 공공성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특성’을 접목시키면서 사회적 통합 서비스의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들은 효율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시장의 요청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즉, 자본주의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불완전한 경쟁 등으로 인해 시장에 의한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시장의 실패’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자원의 공정한 분배 등 본래 의도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거나 기존의 상태를 오히려 더욱 악화시키는 ‘정부의 실패’를 시정하고 보완하기 위하여 나타난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시장실패론과 정부실패론의 대안으로 사회서비스의 대안생산체제로서 등장한 것입니다.

이처럼 사회 안전망의 형태로 등장하게 된 사회적 기업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활발하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영국에는 6만여 개의 사회적 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6년 현재 영국 전체 고용의 5, GDP의 1를 차지하며, 약 50조 원에 이르는 매출액을 기록할 정도로 산업계는 물론 사회 곳곳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적 정신을 반영하는 사회적 기업의 저변확대를 온 사회구성원들은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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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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