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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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54) 사회교리에 바탕 둔 사회적 기업

새로운 시대의 기업활동 ‘이익’ 보다 ‘사회적 가치’ 지향/ 사회적 기업, 사회에서 ‘인간 존엄성’ 보장 받고/ 단순한 ‘이익 극대화’ 넘어 ‘사회적 공동선’ 구현/ 경제적 양극화·복지수요증가 등 사회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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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기업 형태인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은 공동선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입니다.

기업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여 축적된 수익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환원하는 것을 주된 특징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은 우리 시대가 찾아낸 하느님 나라의 아름다움을 엿보게 합니다.

교회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사회적 기업의 목표가 사회교리의 바탕을 이루는 교회 정신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당면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사회교리의 기본원리에 토대를 둔 기업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 안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구김살 없이 보장받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제활동과 관련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회칙 「진리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에서 “새로운 시대의 기업활동은 이익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보다 높은 사회적 가치를 지향함을 궁극적 사명으로 삼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이것이 이익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진리안의 사랑을 통해서 이뤄진다”(38항)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기업경영은 오로지 소유주의 이익만 고려해서는 안 되며 노동자, 고객, 여러 생산요소의 공급업자, 하위 공동체 등 기업 생존에 이바지하는 모든 이해관계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확신이 증대되고 있다”(40항)고 강조합니다. 또한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패러다임이 자본주의의 기본이 되는 이익추구 행위와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로 귀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현대사회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단순한 이익극대화를 넘어서는 사회적 공동선 구현에 있습니다. 인류공동체의 선익을 지향하는 기업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여러 계층의 인간들로부터 공감과 신뢰를 얻게 되고, 이들의 희생적 헌신을 통해 높은 사회적 목표와 이상을 실현하게 됩니다. 기업의 종사자들은 자신의 일터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소비자는 그 기업의 생산품을 더욱 신뢰하고 사랑하게 되어 건실한 경제적 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또 자본은 이러한 기업의 선순환적 모습을 통해 더욱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게 되고, 지역사회는 공동체 안에서 기업에 관심과 자긍심을 보내게 되어 이해관계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경제구조가 뿌리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시대의 경제패러다임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바로 ‘공동체’와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와 사랑이 바탕이 된 기업 경영 관점은 이타적인 행위가 도덕적 당위성 외에도 경제적 합리성에 따라 운영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나아가 건강한 경제생태계에서 상대방의 이익과 시스템 전체의 건전함이, 곧 자신의 이익으로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동선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경제적 양극화와 복지수요 증가 등 경제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 바탕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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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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