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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130) 경제활동과 여성

출산·육아로 단절되는 여성 경제활동
1인당 생애 손실액 6억3000만 원
출산율 신앙적 가치에도 악영향
사회전반에 교회적 가치관 확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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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노동을 통해 자아를 성취하고 하느님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는 의미있는 자료가 올라왔습니다.

2013년도 3분기 2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2.2로 20대 남성(61.7)보다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이 수치는 지난 2012년 2분기 64.9로 사상 처음 남성(63.4)을 추월한 이래 6분기 연속 20대 남성을 앞선 현실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30대 이상부터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90대로 급격히 높아지는 반면 여성은 오히려 노동시장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3분기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30대 나이에서는 56.2로 하락하고 40대와 50대에선 각각 65.1와 60.1로 상승하지만, 같은 나이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89.2~93.8)보다는 30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을 보입니다.

이렇게 ‘M자’ 곡선이 나타나는 것은 결국 30대에 출산과 육아라는 장벽을 넘지 못하고 경제활동이 단절되는 여성이 적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경력단절여성(197만8000명)이 직장(일)을 그만둔 사유는 결혼(46.9), 육아(24.9), 임신·출산(24.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는 2012년 생산가능인구(15~64세) 기준 22.4포인트로 34개 회원국 중 4위에 올라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격차가 큰 국가는 터키(43.5포인트)와 멕시코(35.2포인트), 칠레(23.4포인트)뿐이었습니다.

여성들이 일단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면 재취업을 원하더라도 자녀양육과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 힘든 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나마 어렵게 일자리를 찾더라도 돌아온 여성들을 기다리는 일자리도 비정규직과 같은 힘들고 고된 일이 대부분입니다. 일터를 떠나기 전과 다른 생소한 일을 하다 보니 여성은 여성대로 힘들고 오랜 시간과 역량을 투자한 재능은 사장되고 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여성의 경력단절에 따른 손실은 한 경제연구원이 지난해 5월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생애 6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인 셈입니다.

노동(력)의 가치를 경제적 이익이나 재화로만 따질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러한 현실의 이면에는 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 전통적으로 육아는 공동체의 일로 인식이 되어 왔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가까운 예로 우리나라의 전통적 대가족 안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은 한 가족뿐 아니라, 한 마을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화가 이러한 아름다운 전통마저 사라지게 만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1980년대 말에 출산억제 인구정책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계속 줄어 또 다른 문제들을 낳고 있습니다. 자녀가 없어도 좋다는 젊은 부부 비율이 40를 넘어선 현실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교회 활동과 성장, 신앙인의 태도와 가치 등을 보여주는 각종 수치들이 하향곡선을 그려온 것 또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국가와 교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나가기 위해서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을 널리 확산시켜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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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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