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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숨 쉬듯 당연한 일 / 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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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나눔은 특별한 게 아닙니다. 신자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기에 나눔을 했을 뿐인걸요.”

서울 수유동본당 청년공방(대표 작가 최은호 마르첼리노)을 찾아 작가들에게 그간 해온 나눔의 계기를 묻자 “숨 쉬듯 당연한 일이기에 특별하게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겸손한 답만 돌아왔다.

이들은 지난해 성탄을 맞아 입양 아동들을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고자 동방 박사와 구유를 형상화한 나무 인형을 만들어 온라인 핸드메이드 제품 쇼핑몰에 선보였다. 공방 공간이 마련되기도 전인 2021년에는 묵주팔찌, 묵주 파우치를 판매해 코로나 백신 부족 국가에 순수익 100를 기부하는 나눔 크라우드펀딩도 진행했다.

실패 시 고스란히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나눔임에도 작가들은 아기 예수를 섬기는 마음으로 입양 아동들을 위해 나무 인형을 만들었고 “가장 취약하고 궁핍한 이들에게도 백신이 주어지길” 호소한 프란치스코 교황 뜻에도 선뜻 동참했다.

“가톨릭신자로서 그렇게 배워 왔기에 그렇게 했다”는 청년들이지만 여유가 넘쳐서 나눔을 한 게 아닌 건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다. 예술 쪽에 재능이 있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지만 현실 문제로 활동을 포기하는 청년 작가들도 많다.

영국 자선지원재단(Charities Aid Foundation)에서 지난해 말 발표한 ‘2022년 세계기부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19개국 중 88위에 그쳤다. 나눔은 숨 쉬듯 당연한 일인 줄을 알지만, 팍팍한 현실을 핑계 삼아 다들 인색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나눔”이라고 여길 줄 아는 청년 작가들에게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
박주헌 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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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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