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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신앙 공동체

박민규 가롤로(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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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 신부가 일주일 간격으로 하느님 품에 안겼다. 예기치 못한 황망한 소식에 유가족을 비롯한 동기 사제, 인연을 맺은 많은 신자는 큰 슬픔에 잠겼다. 추억과 그리움, 안타까움이 뒤섞인 눈물이다. 두 사제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며 필자도 빈소를 방문해 연도를 바쳤다.

그 자리에서 신앙인의 추모는 일반 장례 모습과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별의 아픔을 표현하다가도 곧바로 희망과 생명을 얘기한다. 육신의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 아닌, 또 다른 생명의 시작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믿음은 이처럼 가까운 지인들의 죽음 앞에서 더 간절해진다. 그리고 그 간절함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기도로 채워지고 있다. 못다 핀 젊은 신부의 꿈은 그렇게 동료 사제와 신자들의 신앙으로 메워가고, 더불어 살아있는 이들의 신앙도 한층 깊어진다.

두 사제의 선종 전후로 전국 교구와 여러 수도회의 사제서품식이 거행됐다. 사제품을 받은 새 사제들은 저마다 자리에서 착한 목자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그중 소아백혈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기적처럼 살아난 의정부교구 장원제 새 신부는 자신이 체험한 하느님을 일생 동안 만나는 모든 이에게 전하겠노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장 신부가 전하고자 하는 하느님과, 두 젊은 신부의 선종 앞에서 바라보는 하느님은 모두 생명의 하느님이다. 서로 다른 새로운 생명의 시작점에서 비로소 완전한 신앙 공동체가 이뤄짐을 본다. 신앙 고백으로 늘 얘기하는 산 이와 죽은 이의 통교. 누구도 이 과정을 비켜갈 수 없기에 가장 현실적이고 간절한 고백이 아닐까 싶다. 이 순간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감사와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 그리고 훗날 먼저 간 이들과 함께 하느님 품에서 누릴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두 손을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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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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