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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깨어 기도하라 /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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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스라엘 성지를 처음 찾았을 때의 일이다. 취재로 떠난 일정이었으나 순례가 겸해지면서 이스라엘 곳곳의 예수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올리브 산은 주님의 발자취를 많이 느낄 수 있는 장소라 더 인상 깊었다. 그중 겟세마니 동굴 경당은 지금도 기억 속에 깊게 남아있다. 겟세마니 성당에서 멀지 않은, 길이 17m 폭 9m의 작은 동굴은 ‘사도들의 동굴’로도 불린다. 예수님이 붙잡히시기 전 땀을 흘리며 기도하실 때 제자들에게 기다리라고 했던 곳이다.

성경을 보면 그때 제자들은 ‘괴로워 죽을 지경’이라는 예수님 토로에도 아랑곳없이 기도 대신 잠이 들었다. 이 경당 제대 아래에는 그처럼 졸고 있는 제자들 모습이 조각돼 있다. 당시 상황을 보듯 생생한 묘사에 카메라 셔터를 눌렀었다.

예수성심성월 관련 기획을 준비하며 그 제자들 조각상이 앨범을 펼쳐보듯 떠올랐다. 번민과 고뇌에 빠진 예수님 곁에서 깊은 잠에 빠진 얼굴 말이다.

성시간은 겟세마니에서 예수님이 당했던 고통과 인류에 대한 예수의 사랑을 기린다. 그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고 제자들에게 하신 예수님 당부는 수많은 세상 유혹의 흐름 속에 있는 우리에게 요청하시는 말씀일 것이다.

지난 주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5주년을 기념하는 순교자 현양 행사에서 순교자들의 삶과 이 말씀은 겹쳐 들려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수님만을 바라보며 끝까지 깨어 있었던 순교자들은 성심에 대한 무감각을 함께 일깨웠다. 다시 우리 곁에 찾아온 예수성심성월이 예수님을 마주하며 그 사랑을 묵상하는 시기이기를, 또 실천으로 이어지는 때이기를 청해본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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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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