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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안나의집’ 봉사 중인 김명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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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떨어지는 순간까지 하느님께서 저에게 맡겨 주신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처럼 기쁘고 감사한 일은 없습니다.”

경기도 성남 노숙인 무료급식소 ‘안나의집’(대표 김하종 빈첸시오 신부)에서 10년 넘게 봉사하고 있는 김명기(마르타·76·수원교구 성남동본당)씨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뻗는 활동이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한다.

김씨가 안나의집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10년 전인 2013년 4월로 그동안의 봉사 시간은 1만1000시간이 훌쩍 넘는다. 지난 10년 동안 안나의집이 쉬는 주일을 빼고는 명절 연휴에도 빠짐없이 봉사를 한 것은 물론이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꼬박 자리를 지키는 날도 많았다.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경우에는 오전 일찍 봉사를 시작했다.

김씨는 “하느님이 저를 특별히 사랑하셔서 안나의집 봉사자로 보내셨다”고 고백한다. “제가 안나의집에서 봉사하기 전에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왜 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안나의집을 알게 되면서 내 생각, 내 욕심에만 잡혀 살았다고 회심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마음을 비우니 하느님이 저를 귀하게 쓰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김씨가 70대 후반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안나의집 봉사에 열과 성을 다하는 이유가 또 있다. 그는 성남동본당에서 반장, 연령회 회원, 레지오 마리애 단원, 봉성체 봉사자, 셀기도 회원 등으로 신앙생활에 힘쓰는 가운데 “살아있는 동안 잘 살아야 한다는 것, 죽어서 가져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직 ‘신앙’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특히 연령회 회원으로서 신자들 장례를 치르다 보니, 사람에게 가장 큰 축복은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지혜를 찾는 것이었다. 안나의집 봉사는 새롭게 만난 하느님이 주신 더 없이 큰 축복이 되고 있다.

“안나의집에서 봉사하니까 주변에서 나이보다 젊게 산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하루 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고되기도 합니다. 하느님이 저를 쉬게 하려고 그러셨는지 제가 갑자기 쓰러져서 지난 10월초 5일 동안 누워 있기도 했는데, 하느님이 그만 쉬라고 하시는 것 같아 바로 일어나 또 봉사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최근에는 봉사 시간을 조절해 노인복지관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다른 시설들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안나의집에서 김씨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식탁을 준비하고 배식하는 것은 기본이고 매일 찾아오는 노숙인 500~600명의 얼굴과 성격을 다 기억하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게 인사를 건넨다. 새로 온 봉사자들이 안나의집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제가 안나의집에서 봉사를 시작했을 때는 후원자가 적어 재정적으로 어려웠습니다. 김하종 신부님께서 당신이 먹는 것을 아껴 노숙인 한 사람이라도 더 음식을 대접하려는 모습에서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저도 제 생이 끝날 때까지 가난한 이들의 벗이 되고 싶습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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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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