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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몸에 밴 봉사, 행복한 ‘원주의 슈바이처’

2023년 만해실천대상 수상한 곽병은 전 원장, 장애인과 홀몸노인 위해 봉사한 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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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은(왼쪽) 원장이 12일 열린 제27회 만해대상 시상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곽병은 전 원장 제공


“한 것도 없는데 자꾸 상만 타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곽병은(안토니오) 강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밝음의원 전 원장이 12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023년 만해실천대상을 수상했다. 30여 년이란 긴 세월 강원도 원주에서 장애인과 홀몸노인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펼친 공로다.

곽 원장은 처음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주 뜻밖이었다”고 했다. 곽 원장은 “그동안 하던 일을 모두 내려놓고 은퇴했는데 상을 받는다니까 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인정받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기뻤다”고 말했다.

곽 원장은 ‘원주의 슈바이처’란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곽 원장이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펼친 헌신적인 인술(仁術)과 봉사활동 덕에 얻은 이름이다. 곽 원장은 성라자로마을에서 한센인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활동을 펼쳤고, 사회복지시설 갈거리사랑촌, 무료급식소인 ‘십시일반’ 등을 설립해 어려운 수많은 이웃을 돌봤다. 최근까지는 갈거리협동조합에서 노숙인들에게 무담보 대출을 돕는 데 앞장섰고, 지난 2021년 모든 ‘단체 관리’를 중단하고 은퇴했다.

현재 그의 직업은 평소 꿈이었던 ‘개인 봉사자’다. 그는 다시 봉사자로서 거리 노숙인과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 진료를 해주고 있다. 곽 원장은 “봉사단체를 관리하는 일을 하다 보니 오히려 직접 어려운 이들을 돕는 활동은 하지 못해 항상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봉사를 처음 시작했던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곽 원장이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대학 2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대 재학 시절, 은사 윤덕선(1921~1996) 교수의 영향이 컸다. 곽 원장은 “하루는 윤 교수님께서 ‘의대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슈바이처가 되겠다고 오지만 졸업할 때는 슈바이처가 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서 안타까워하셨다”며 “가만히 있다가는 나 역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끊임없이 봉사하자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50여 년 전 자신과 했던 약속을 반세기가 넘도록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곽 원장은 나눔의 삶을 살아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매일이 행복이고, 선물이었다”고 했다. 곽 원장은 “봉사활동은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측면에서 저 스스로 주는 선물”이라면서 “제 인생을 선물로 꾸려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곽 원장은 봉사에 있어 주의할 점도 설명했다. 특히 “봉사활동 역시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며 “좋은 일도 혼자 다 하려고 하면 과유불급”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봉사도 결국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또 그들이 봉사에 함께할 수 있게 도움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 원장은 신앙을 바탕으로 한 봉사도 강조했다. “봉사는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기도와 같습니다. 진정한 신앙 실천을 위해서는 말로 하는 기도뿐만 아니라, 이렇게 사랑을 실천하는 기도도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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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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