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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진리 안의 사랑」에 비춰본 기업경영(5) 깨어있는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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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승(스테파노, 경희대 경영대학,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
 

 인간 모임인 기업을 하나의 생명체로 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깨닫기까지 10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종업원을 비롯해 소비자, 투자자 등 기업운영에 관련된 것들은 모두 인간과 관련된 것들이고 인간은 궁극적 믿음과 가치를 소망한다. 기업을 둘러싼 인간들의 활기 넘치는 에너지 흐름이 있어야만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성과를 낼 수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인 기업의 세포는 바로 종업원이다. 세포가 건강해야 조직전체에 활력이 생긴다. 하지만 이처럼 단순하고 강력해 보이는 경영원리는 현대사회 무한경쟁 속에서는 좀처럼 지켜지지 않는 듯하다.

 이른바 성과지향적인 경영관리체제에서 현대인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무한경쟁 사회로 쉽게 내몰린다. 건강한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다행히 최근 인간중심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하며 성공을 이룬 `깨어있는 기업`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깨어있는 기업은 공동체 안에서 형제애를 나눔으로서 보다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행복한 세포(종업원)는 건강한 기업을 더욱 굳건하게 만든다.

 인간중심 경영을 실천하는 깨어있는 기업에는 언제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 깨어있는 리더가 있다. 살아있는 기업경영의 완성은 결국 리더십이다. 깨어있는 리더만이 종업원을 깨어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깨어있음(consciousness)이란 자신의 실존적 소명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 세상에 남기는 발자국에 대한 인식이라는 두 축을 가진 인간의 의식(意識)이다. 깨어있는 기업인의 성찰하는 삶의 모습은 카리스마로 이어질 수 있다.

 카리스마를 가진 기업인은 종업원에게 깊은 신뢰를 준다. 고용주가 종업원이 믿고 따르고 더 나아가 닮고 싶은 모델이 되는 것만큼 강력한 리더십은 없을 것이다.

 희랍어인 카리스마(charisma)는 `신의 은총`이라는 의미다. 단어의 의미처럼 카리스마는 인간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영혼의 움직임 없이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그러한 경지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돈과 권력으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의 흔한 리더십과는 사뭇 다른 의미라는 것이다.

 깨어있는 리더는 사랑과 겸손으로 표현될 수 있다. 사랑과 겸손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이끌리게 되는 매력의 요체다. 기업의 경영자가 종업원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될 때 종업원은 기쁨과 활력으로 충만하게 되고 기업에 헌신하게 될 것이다. 겸손은 리더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게 한다. 강한 리더가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면 종업원들에게 큰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5세기께 전세계에서 모여든 그리스도교인들의 공동체로 설립돼 오늘날까지 전통을 훌륭하게 이어가고 있는 베네딕도수도회는 지난 1500여 년 동안 `지속가능경영`의 모범을 보여왔다. 이는 현대사회의 글로벌 기업경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네딕도수도회라는 조직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수도원 당가(재정 담당)에 관한 「베네딕도 수도회 규칙」은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된다.

 "수도원 당가로 선정될 사람은 공동체에서 지혜롭고, 성품이 완숙하고, 절제가 있고, 많이 먹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부산떨지 않으며, 욕을 하지 않고, 느리지 않으며, 낭비벽이 없고, 오히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는 공동체를 위하여 아버지 같아야 한다." (「베네딕도 수도규칙」 31장 1-2절)

 깨어있는 기업 리더가 훌륭한 직장공동체, 더 나아가 선순환적 경제생태계를 이끌게 된다. 현대사회에서 더욱 커진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한 사람의 영감을 얻은 기업리더가 세상을 바꾸는 힘은 참으로 위대한 축복이라 할 수 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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