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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왜 또다시 새만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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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낮12시30분. 인사동에 법고가 울려 퍼졌다. 『하느님 이 소리 들어주소서. 귀 여겨 이 속삭임 들어주소서』 새만금을 살려 달라는 생명의 소리가 인사동에 울려 퍼졌다. 길을 만들고 공장을 세우고 도시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 세대뿐 아니라 우리 후손들을 위해 가꾸고 보호해야 하는 자연 생태계가 그 중의 하나이다. 그러기에 대통령이 정부가 나서서 새만금 갯벌을 죽이겠다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 인사동에 모여 생명의 소리를 울렸다. 앞으로 한 달 간 매일 이 시간에 우리는 모일 것이고 다양한 생명의 소리를 울릴 것이다. 수경스님과 문규현 신부님은 부안에서 서울까지 3보 1배의 여정을 이달 28일 시작한다. 274km. 걸어서 열흘이 넘을 거리를 3보 1배로 가겠다는 것이다. 가다가 쓰러져도 좋다. 죽어도 좋다. 새만금 갯벌을 살릴 수만 있다면 하는 그런 마음으로. 새만금 갯벌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다섯 개 갯벌 중 하나다. 흔히 말하는 경제성을 보자면 새만금과 같은 하구생태계가 1년에 생산하는 가치는 1헥타르 당 2만2832달러 이를 새만금 갯벌에 적용하면 1년에 약 10억 달러에 이르는 가치가 생산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가치에는 영양염 등 오염물질의 순환과 흡착 기후조절 어족자원의 재생산 생물다양성의 유지로부터 비롯되는 재화와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강행발표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갯벌 생명평화연대 새만금 생명학회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 뿐 아니라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의 종교인들은 끊임없는 기도와 희생을 통해 갯벌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금도 방조제가 바로 바라보이는 해창 갯벌에는 천주교 기도의 집 개신교 생명교회 불교 법당 원불교 생명 보은의 집이 나란히 자리해 끊임없이 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사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갯벌을 보존하고 살리는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새 대통령에게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한가닥 희망은 여지없이 사라졌다. 지난 2월 11일 노대통령은 『새만금 사업을 중단하지는 않겠으나 당초 목적인 농지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전임 대통령의 새만금 사업 강행 논리를 수정하면서 새만금 신 구상기획단을 만들어 새만금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3월 4∼6일 서울과 새만금 현장을 오가며 새만금 지역을 살리기 위한 한.독 공동 심포지엄이 열렸다. 독일의 해양생태보호 후원기구인 등대재단은 「지속 가능한 새만금을 위하여」 사업에 2년 동안 10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유는 새만금 갯벌이 부안사람들 그리고 전북사람들만의 갯벌이 아니라 전 세계의 갯벌이요 천혜자원이요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심포지엄에서 독일 갯벌국립공원보호청의 아돌프 켈러만 박사는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 하는 이유들을 말하면서 한국 정부가 지혜로운 결정을 내리는 것을 돕기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점들을 밝혔다.
첫째로 경제발전에 대한 요구와 자연보호의 필요성 사이에 실질적인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두번째로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재생 가능한 자원들을 조심스럽게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원시경관과 생물 다양성의 파괴에 의해 초래되는 손실은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경관과 자원이용이 가져다주는 장기적 이익에 대해 우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새만금을 한국 갯벌보호의 타산지석으로서 이용하고 대중들에게 갯벌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방조제 총 길이 33km중에 이제 남은 것은 난구간인 4.5km 뿐이다. 지금이라도 물막이공사를 중단하고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자. 대안을 만들자. 총 공사비 6조원 중 현재 1조4000억의 공사비가 들어갔는데 공사비로 따지자면 20밖에 되지 않는다. 길을 가다가 잘못된 길이었음을 알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지금까지 온 길이 아까우니 그대로 갈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것이 잘못된 길이라면 다시 돌아 나와 제 길을 찾아야 한다. 새만금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 찾아보자.
오영숙 수녀 한국여자장상연합회 사회사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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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3-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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