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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일본 ‘에스 생협’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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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협과의 교류에 대하여」 주제 행사에서 우리농회원과 일본생협 회원들이 김치만들기를 하고 있다. 『우리의 실패를 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실패하고 싶습니다』 오사카에 도착한 우리 일행이 처음으로 들은 「에스 생활협동조합(S-COOP 이하 에스 생협)」 야마구찌 이사장의 인사였다. 실패를 먼저 이야기하는 조직이 그리 흔하지 않음을 보아 오히려 신선한 감을 가지고 우리의 일정은 시작되었다. 이번 일본 에스 생협 연수는 서울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조대현 신부 각 본당 내 우리농 활동가와 실무자들 13명이 5박6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모순과 이에 대한 대안운동으로 생활협동조합운동이 지난 70년대 이후 전개되어져 왔고 일본과도 많은 교류가 있었다.
그간 열린 일본연수가 생협과 생산지 등에 대한 견학형식으로 이루어진데 반해 이번 연수는 생협 한 곳에서 구체적인 실무와 활동을 함께 지내며 학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사카이 시(市)는 일본 오사카의 베드타운에 해당되는 도시다. 지난 1970년부터 이곳에서 시작된 에스생협은 일본 사회 내 환경과 먹을거리 오염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기본 배경으로 시작되었다.
에스생협의 사업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 산직(産直)활동이다. 산직활동의 경우 우리나라의 도.농 직거래 운동에 해당되며 에스생협의 경우 돼지고기와 야채 등 10대 물품을 선정 생산자들과 파트너관계로 생산하고 있다. 다만 에스생협은 소비자운동으로 출발하였기에 한국에 비해 농업회생을 위한 노력이란 측면은 다소 약해 보였다. 두번째는 환경관련 활동이다. 에스생협의 경우 지난 1975년 이후 합성세제를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생협 내 용기들의 재사용(Re Use)운동 우유팩 재사용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환경위원회에서는 오사카 인근지역의 소나무 잎 다이옥신 농축 조사활동을 통해 도시의 오염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세번째로 민중교역(民衆交易)을 진행하고 있었다. 민중교역은 말 그대로 다른 나라의 민중들과 그들의 생산물을 교역하는 활동이다. 현재 에스생협은 필리핀 네그로스 지역 바나나 인도네시아 약소부락의 새우와 커피 한국의 충북음성 고추 등을 교역하고 있다.
네번째 활동은 복지사업이다. 일본사회의 경우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노인들의 개별적인 사회복지활동이 시급하게 요구되었고 에스생협도 일정한 주거공간에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다섯번째는 워커즈 콜렉티브(Workers Collective) 운영이다. 워커즈 콜렉티브란 시민단체의 자원봉사자와 유급실무자의 중간개념으로 일정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생협 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협동조합이다.
에스 생협은 개별 배송 워커즈 콜렉티브와 계약을 맺고 조합원 배송을 위탁하고 워커즈는 이 사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함께 분배할 수 있다. 에스 생협의 경우 다양한 워커즈 콜렉티브를 통해 지역에서 꼭 필요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에스생협은 앞서의 활동들을 통해 「지역사회 지역주민 지역생활」이라는 명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 점은 여성의 활동이다.
에스 생협 야마구찌 이사장의 경우 조합원출신으로 트럭 배송부터 시작해 이사장까지 오른 여성임을 볼 때도 그러하였고 조합이사들도 대부분 여성들로 각종 위원회(공동구입위원회 상품산직위원회 환경위원회) 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하나는 조합원들의 자발성이다. 실제로 생협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조합원 주권을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생협의 소모임과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조합원들도 자발성을 가지고 참여하며 스스로를 교육하고 있다.
이번 일본 생협 연수를 통해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어렵지만 실패를 통해 성장하며 충분한 토론과 고민 속에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 발자욱 앞으로 나갈 줄 아는 용기를 지닌 이웃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의 만남이 초국적 자본의 논리와 횡포를 넘어 설 수 있는 작은 연대의 시작임을 알 수 있었다.
맹주형 아오스딩.서울대교구우리농촌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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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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