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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북한의 기아 한세대가 처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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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식량상황은 ‘한 세대가 사라져버릴 만큼’ 악화되어 가고 있다.
국제기구 가운데 대북지원을 가장 큰 규모로 수행하고 있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아시아담당 국장 존 파월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지원이 시작된 1995년 이래 7년 만에 모금실적이 최악의 수준이며 북한의 현재 식량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한 세대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식량지원 비상

2002년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 물량이 전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북한 식량 부족분의 대부분을 담당해온 유엔기구와 비정부기구의 식량지원에 비상이 걸렸다.
유엔 인도지원국(OCHA)에 따르면 지난해 5월5일 현재 세계식량계획(WFP)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기구와 비정부기구 14개 기관의 대북지원 모금 실적이 올해 목표 2억 5 813만 달러의 10.6 수준인 2 300만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존 파월은 지난해 5월3일 미국하원 청문회 증언에서 “세계식량계획의 추가 지원이 없으면 대북지원 식량이 가까운 시일 내에 바닥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최악의 대북지원 모금 상황 때문에 지난해 5월부터 67만5천 여명의 초·중등학생과 35만 명의 노년층을 세계식량계획의 배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처를 취하였다”면서 “이는 고아와 유아 임신부와 산모 등에게 식량을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도 북한에서 지원을 받는 대상은 취약계층에 제한되어 왔는데 지원액이 90 가까이 줄었으므로 그 취약계층에서도 수많은 이들이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관계자들은 대북 식량지원이 예전처럼 원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최대 지원국인 미국과 일본의 미온적 태도 ▲대북지원 장기화에 따른 기부자(국)의 피로감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지원급증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이 급변하여 국제사회의 여러 정부와 기구들의 대북지원 약속이 지금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실제로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이 전달되기까지 선적과 배급 등에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의 사정은 이른 시일 안에 개선될 수 없을 것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대북 지원 계속하여야 하나
북한 전체 인구 2 200만 명의 3분의 1이 넘는 약 850만 명은 붕괴 지경에 이른 북한의 계획경제 하에서는 필수량의 식량조차 지급할 수 없어 이들에게 필요한 식량 배급을 해외원조에 의존해 왔다.
북한 당국은 식량난을 극복하고자 국제사회의 원조를 호소하는 한편 동원 가능한 모든 노동력을 이용하여 식량증산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경작가능 토지가 전체 면적의 18밖에 안 되는 자연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은 결코 농업국가가 될 수 없으며 그러한 농지에서 얻어지는 양으로는 자체적 식량자급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말해 북한은 기본적으로 공업국가이며 식량의 부족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한다. 식량수입을 위해서는 수출을 통해 외화를 획득해야 하지만 북한산업은 황폐화한 상태이고 경제 재건을 위한 외국의 투자도 아주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외국의 대북투자가 제한적인 데에는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조치가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2000년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북한의 대외관계가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조치에는 큰 변화가 없다.
조속한 국제 정치적 대(大)타결이 이루어진다면 북한 식량난 해결의 근본 실마리가 제공될 것이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와 북한의 개혁 개방을 포함하는 국제 정치적 해결을 통하여 북한에 대규모 해외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식량난 문제의 획기적인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적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대규모 해외 지원과 투자는 멀기만 하다. 이는 북한 경제 복원에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 분명하다는 점과 따라서 당장 굶주리고 있는 수많은 북한 주민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들은 국제 사회의 대북 긴급 구호에 생명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위에서 ‘한 세대가 사라질 위기’라고 한 말은 바로 이러한 현실 가운데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렇듯 부족할 경우 현재 취약한 상태에 있는 한 세대가 극단적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이며 이러한 경고는 실제로 성장기 아동들의 영양 결핍이 성인이 되어서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에서 이미 현실로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들은 북한이라는 한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 공동의 문제가 될 수 있다. 누군가는 반드시 지금 당장 북한을 도와야 한다.
■까리따스 - 사랑의 문명을 위하여
가톨릭교회의 긴급구호 사업을 전세계적으로 총괄 조정하고 있는 교황청 국제 까리따스는 1995년부터 2001년까지 미화 약 2 550만 달러를 대북사업에 지원하였다. 까리따스의 대북 지원이 지니는 중요한 의미 가운데 하나는 정치적 이유로 외면 받아 더욱 어려움에 처한 북한 주민들 특히 사회 취약자인 어린이와 여성을 돕고 있다는 점이다.
까리따스의 대북지원은 종교 이념 사상 인종에 관계없이 가난하고 고통 받고 소외된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스도교적 사랑과 정의에 입각한 목적 의식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 까리따스는 올해에도 북한당국 그리고 대북지원 유엔기구와 여러 비정부기구들과 협력 관계 안에서 북한 어린이와 노약자를 지원하게 된다. 지난 7년간의 풍부한 대북지원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까리따스는 대북 식량 농업 의료 지원에 주력할 것이며 취약 지역인 함경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한반도 동해안 지역에 지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의 소망인 통일이 이루어진 후 북한 주민들이 우리에게 “북녘 동포들이 굶주리고 한 세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해 주었습니까.”하고 물었을 때의 대답을 우리는 지금 준비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후원문의 :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02-2279-9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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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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