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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제5차 아시아 철학자 회의’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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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공영 등 미래지향 개념 선도” 동.서양철학 합류 본격 시동 한국 ‘학문적 중심’ 자신감 얻어 제5차 아시아 철학자 대회가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오늘에 있어서의 폭력과 평화」를 주제로 일본 동경 근교 오쿠라 아카데미아 센타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세계가톨릭철학회장 맥린(G. McLean) 전 회장 라드리에(J.Ladriere) 세계 형이상학 학회장이며 세계 철학과 미학 연구회 회장인 이마미치(T. Imamichi) 교수 등 세계 정상급 철학자들이 자리를 함께 해 더욱 알차고 빛났다. 이번 회의에서는 두 가지 큰 이변이 일어났다.
하나는 개최국에서 다음 회장이 나오는 것이 규정이고 관례인데 제5대 회장인 본인이(본래 임기는 2년이고 또 인도네시아 국내 사정으로 벌써 3년을 했는데도)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제6대 회장으로 연임하게 된 것이다.
‘루뱅학파’와 거리 좁혀 또 하나는 20세기의 50년대 이후 루뱅학파가 현대철학에 휘말려 전통철학에서 너무 벗어난다는 이유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로마학파 사이에 틈이 벌어졌던 것이 사실인데 현재 루뱅학파를 대외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라드리에 교수가 나의 「폭력과 정의와 평화-성 토마스의 학설과 유가학설의 비교연구」 발표를 들은 후 직접 나에게 찾아와 그렇게 논리정연하고 명백하며 깊이있게 성 토마스 사상을 정리해주어서 고맙다며 자신도 이제부터 성 토마스 사상을 연구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번 회의의 총 참가 인원은 약 50명의 순수 철학 교수들로 아시아 각국과 미국 캐나다 유럽 등 12개국 인사들이었으며 약 14∼15편의 발표가 있었다. 개최 당사국인 일본에서는 사정에 의해 3명의 철학자만이 참가했고 여타는 전부 외국 철학자들이었다. 이번 대회에 한국에서는 장욱 교수와 본인 등 8명이 참가했다.
지난 1991년 이 모임이 처음으로 홍콩에서 있은 후 이번 회의가 가장 성황을 이룬 회의였다. 다음 제6차 회의는 불교국인 태국 방콕에서 열기로 했다. 또한 「신학대전」 라틴-한글 대역이 나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 알려지자 문화적으로 앞서 있다는 일본과 동양문화의 원천인 중국 더 나아가서는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조차 아직 엄두를 못내는데 한국에서 이뤄진다니 그저 감탄할 뿐이라는 평을 들을 때 겉으로는 화려하면서도 학문적으로는 항상 뒤떨어진다는 국제적 평을 받는 한국적 풍토에 새로운 차원이 열리는 것 같아 흐뭇햇다. 이번 발표가 있은 후 이제 동양에서는 한국이 학문적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6차 회의는 태국 방콕에서 지금 다시 일본이 동양에서는 문화의 중심으로 되어가는 감을 받았다. 그것은 3천년대에 들어서면서 아시아와 환태평양이 문명의 중심으로 되어가는 시기에 경제력과 그 동안 국제적 위치 등의 이유로 필수적인 동서사상의 세계대회 등이 일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본래 이 회의는 2001년 인도네시아에서 하기로 결정된 것이었으나 이슬람과의 관계 등 인도네시아의 국내 사정이 복잡하게 얽혀 불가능하게 되어 일본에서 열리게 됐다.
위와 같은 제목이 붙여진 것은 본인이 회장이라 문의가 있었기에 전 인류의 찬란한 희망과 축복 속에 시작된 제3천년대의 단초에서 인류의 마음과 정신에 말할 수 없는 충격을 준 미국의 9.11 사태 때문이었다. 본래 본인이 제시한 제목은 「오늘에 있어서의 폭력과 평화」이며 부제로서는 「존재 생명 그리고 사랑의 참여」였으나 제목이 길다 하여 앞서와 같이 간략하게 됐다. 그러나 「참여」가 빠진 것이 못내 아쉬웠으나 곧 이은 「세계 형이상학회」에서 「참여」가 주요 문제로 제기됐다. ‘폭력’ 관련 다각적 고찰 이번 발표들에서 폭력에 대한 다각적인 고찰이 시도됐다. 개인폭력 학교폭력 사회폭력 전쟁 폭력 환경 폭력 등 지역차와 발표자들의 개인 성향 때문에 폭력 문제가 아주 다양스럽게 다뤄졌다. 우리 측 발표로서는 이관춘 교수(명지대)의 「한국의 학교 폭력-왕따」가 준비가 충실했고 많은 분들의 깊은 관심을 끌었다.
장욱 교수(연세대)는 토마스의 폭력관을 폭넓게 다뤘다. 이번 회의에서 장욱 교수는 아시아 가톨릭 철학자회의 운영위원으로 추대됐다. 물론 이번 회의에서 패시피즘(
acifism) 등 평화가 다뤄지기도 했지만 폭력문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발표에서 특징적인 것은 서구 철학사상 일변도로 되던 과거와는 달리 동양사상이 꽤 많이 등장한 것이다.
본인은 성 토마스의 폭력은 인간의 고귀한 자유의지에 부당한 외부적 힘이 가해지는 가운데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폭력은 인간 본성에 대한 폭행이며 그것은 또 삼위일체의 모습인 인격에 대한 폭력임을 명시했다.
그 치유책으로서 「각자에게 그의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정의개념의 실천과 그리스도교적 극기를 강조했고 급기야 평화는 인간 마음 속에 이뤄지기 시작한다는 점과 결국 그것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사랑에 의해서만 이뤄진다는 성 토마스의 확고한 이론을 제시했다.
이렇게 개인 및 사회적 평화는 사랑에서 이뤄지며 생명의 약동으로 나타난다는 점 나아가 동서 사상이 합류돼 하나의 새로운 인류 공동체를 지향해야 하는 역사선상에서 동양의 유가 사상의 정명(正名) 극기복례(克己復禮) 인(仁) 인정(仁政) 서(恕) 성선설(性善說) 사상과 비교 고찰했다.
결론적으로 이 양대 사상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장점을 융합해 새 문화 창조에 이바지해야 진정하고 항구한 평화를 이루게 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 동양의 불가 도가 유가 사상 등은 서구 현대사상보다는 중세사상 가톨릭 전통 철학 사상과 더 잘 맞는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번 발표에서 본인은 앞으로 몇 세기 동안 인류는 공존(共存 co-existence) 공생(共生 co-life) 공영(共榮 co-
ros
erity)의 문화를 건설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으로써 미래적인 면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 반응은 아주 좋았다. 잡다하고 산만한 감이 없지 않았던 발표들에 무게 있는 발표였다고 여러 학자들이 말하며 발표의 산만한 흐름에 나의 발표는 새로운 큰 지평을 열어주어 중심을 잡아주었다는 것이었다. 2000년 11월 대만 보인대학 창건 70주년 세계 철학자 세미나 때 본인은 「동서의 생명철학 비교 연구와 인류의 생명 공동문화 창조」를 발표했는데 루뱅대학의 프리발 교수가 나의 발표는 새로운 빛을 주었으며 앞으로 그 면에서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그 교수의 발표에서 생명철학이 기조를 이루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동.서형이상학 만남 불가결 24일과 25일 「세계 형이상학회」가 같은 장소에서 개최됐다. 「세계화시대에 있어서 미래를 향한 형이상학」이 그 주제였다. 본인은 형이상학의 과제가 앞으로 2∼3세기 동안 두 가지 점에 요약된다고 제시했다. 하나는 과학기술 특히 인간 복제와 사이버 세계 인터넷 등의 발전이 현존 세계 질서와 인간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며 따라서 가치의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런데 가치의 문제는 형이상학의 본 영역이기 때문에 형이상학이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형이상학 없이는 모든 학문과 인간 삶의 질서가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명시했다.
또 하나는 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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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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