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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우리가 먼저 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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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요일 은 내가 장애인 관련 영화 중에서 가장 감동 깊게 본 영화다. 이 영 화는 장애인복지에 관심있는 신앙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정신지체 (다운증후군) 장애인 조지와 사회적으로 성공하였지만 가정에 문제가 있는 현대 의 남성 가장인 하리를 주인공으로 우연한 만남과 사건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 다. 이 영화는 장애인 자신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감동적 휴먼드라마가 아 닌 정신지체 장애인을 통하여 비장애인이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 리고 있다.
장애인 생활시설의 대부분을 교회가 운영하고 있고 교회가 운영하는 생활시 설의 서비스 내용과 질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성당에서 장애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들이 왜 보이지 않는 것일까?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장애인을 바라보는 교회 구성원들의 시각에 문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느님께서 왜 장애인을 만드셨을까? 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 질문에
대한 내 답은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사람을 만드셨는데 단지 다양한 사람을 형 제·자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들의 편협성이나 나약함으로 인해 장애인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성당에서 자연스럽게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 편협하고 나약하다는 걸 보여주 는 것이다.
장애인들의 삶을 보면 우리네 비장애인보다 더 복음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 각을 자주해 본다. 그들의 소박하고 단순한 삶 기쁨과 슬픔에 대한 솔직한 표 현 고통 중에서 하느님을 찾는 신앙 등 장애인들은 나에게 끊임없이 복음적 삶 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형제·자매이면서 우리를 복음적 삶으로 초대하는 안 내자라는 시각이 필요하다. 요즘 장애인복지에서 강조하는 사회통합 정상화
지역사회 중심의 재활 탈시설화 생활시설의 소형화 등의 이야기들은 이제 장 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대우받고 이 사회에서 함께 어우러져 생활해야 한 다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제8요일 에서 비장애인인 주인공 하리는 장애인과의 만남 을 통해서 자신 안에 감추어진 인간 내면의 진리와 가치를 발견하고 변화해간 다. 그 결과 스스로 자신의 파괴된 가정과 삶을 복원하게 된다.
우리는 사회통합 프로그램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이 얼마나 변화해 나 가는가를 고민하고 장애인의 변화만을 설명하지 장애인을 만났던 비장애인이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는 소홀히 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더 욱 필요한 것은 우리들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가톨릭 장애인복지 역시 일반 장애인복지와 마찬가지로 사회통합이므로 사 회통합과 동시에 본당통합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미래에 도래 할 나라이지만 교회라는 징표를 통해 현재 안에서 보여지고 있다고 우리는 알 고 있다. 그러므로 일반인과 장애인이 하느님 나라의 징표를 본당 안에서 발견 할 수 있도록 본당통합 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장애인 주일을 맞이하면서 생각 해 보아야 할 우리의 방향이라 생각한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된 교회공동체 그 안에서 우리는 생명력을 찾게 되며 서로를 통해서 주님 을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이다.
장영숙 수녀(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보혈선교수녀회)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199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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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리가 휘청거린다.” 생각하였을 제 주님, 당신의 자애가 저를 받쳐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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