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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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상(상)-정의채 몬시뇰

평신도 활성화에 한국 교회 미래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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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석좌교수 정의채 몬시뇰이 최근 심상태 몬시뇰(한국 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저서 새 세기의 한국 교회와 신학 출간을 계기로 한국교회 현재와 미래상 이란 제목의 글을 보내왔다. 한국천주교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각종 논문과 글을 통해 한국 천주교회 현주소를 진단하고 내일의 모습을 제시해온 정 몬시뇰의 글을 두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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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가끔 본당에 나가 미사 봉헌을 할 때마다 젊은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주임신부들에게 물어도 근자에 젊은이들이 대거 교회를 이탈하고 있으며 쉬는신자 급증으로 교회 앞날이 매우 어둡다는 것이 거의 공통된 견해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교회 공동화 현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많이 늦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주 늦기 전에 왜 그렇게 되는지 원인 분석과 더불어 치유책을 강구해 봄이 좋을 것이다.

 이런 일을 위해 글 몇 줄로 그 전모를 말 할 수는 없고 아주 다양한 연구와 대책 강구 그리고 주교단을 위시해 성직자들 평신도들의 총체적인 피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런 일의 자체 반성적 연구와 실천은 교의적 오류가 아닌 한 어느 계층의 어떤 아픔이 있어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큰마음이 필요하다.

 각(殼)을 깨는 고통을 겪지 않고서는 급변하는 사회 현실 와중에 휘말린 교회가 오늘과 내일이 요구하는 교회상을 구현하기는 극히 어려운 것이다. 우리가 매일 쉽게 또 때로는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회상도 그렇다.

 지금 한국 주교단은 젊고 학자 주교님들이 많기에 자기 반성적 견해를 받아들이는데 어느 나라 교회보다도 뛰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따라서 필자는 가능한 한 부드럽게 또 직설적 표현보다는 간접 표현을 쓰려 노력했으나 여의치 못한 곳이 있다면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 저서의 저자 견해는 충분히 살리려 노력했다.

 심상태 몬시뇰의 이 책은 한국교회에서는 성직자와 지도적 평신도들에게 보기 드문 필독서로 필자는 생각한다. 이 저서는 가톨릭계뿐만 아니라 개신교계에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을 가득 담고 있다.

 이 저서의 차례를 보면 제I부 새 세기의 신앙이해 제II부 새 세기의 한국교회 제 III부 새 세기 신앙의 기본원리와 입장 제 IV부 새 세기의 토착화론 등이다. 우리는 이 저서의 중심이 한국 교회에 있음을 잘 알 수 있으나 그것은 제2차 바티간공의회에 근거한 한국 교회상인 것이다. 4부로 구성된 내용은 13장으로 나뉘어 논술된다.

 여기서는 서평이라는 제약으로 이 저서의 넓고 깊은 내용 중에서 오늘 한국 가톨릭에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는 부분들 중 몇을 가려 얼마간 해석을 곁들여 논하고자 한다.

 먼저 제2장 21세기 생명 문화와 가톨릭교회의 입장 이다. 여기서 저자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 당신의 선성(善性)으로 천지만물을 창조한 것과 특수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여 현세에서의 삶뿐만 아니라 영원한 신적 삶에로 초대된 인간을 논하며 그것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우리 가운데 오심과 십자가상 죽으심과 부활로 이루어진다는 것 이 모든 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영원한 생명 하느님의 생명을 얻게 하려는 하느님 사랑의 발로라는 것을 풍요로운 필치로 서술한다.

 영원한 생명은 이 세상 삶에서 싹트는 것이기에 가톨릭 교회는 이 세상에서의 인간의 삶을 영원한 삶의 배아로 생각해 현세 생명의 존귀함을 간직하며 고양시키기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점을 성경 구절들과 교황님들의 많은 교서를 인용 명시한다. 그렇기에 한국 교회도 살인 낙태 사형제도 폐지 인권 존중과 신장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이런 운동을 저자는 한국 교회가 1992년 10월 낙태반대 100만명 서명서를 국회에 제출한 사례를 들어 상기시킨다. 또한 1991년 말 서강대 부설로 설립된 생명문화연구소 는 당시 매일 같이 수없이 발생하던 어린이 납치 유괴 살인 사건을 전 국민의 열렬한 환호 속에 또 이 땅의 모든 언론과 TV 매체의 아낌없는 성원 속에 근절시켰으며 당시 낙동강 페놀 사건을 계기로 나타난 전국의 산하 오염과 죽음에 대해 자연보호의 국민적 의식고양에 큰 역할을 하게 된 것과 교황청에도 우리의 생명문화 연구소 설립 약 2년 후 생명 아카데미와 문화위원회가 설립됨을 보며 한국 교회는 교회의 생명 운동에 독특한 역할을 결실 풍부한 선구자적 역할을 했음에도 자랑으로 삼을만하다.

 저자는 제6장에서 한국교회는 공의회 이전 교계제도 중심적 교회 로 퇴행이란 표현을 쓰는 데 주저치 않는다. 이 점의 지적은 한국 교회의 오늘날 현상의 가장 심각한 지적이다.

 공의회는 평신도들도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의 참여를 선포함으로써 전통적 교계중심 일변도에서 진일보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에 근원을 두고 있는 하느님 백성이란 격조 높은 교리를 선포하며 그리스도의 몸 즉 신비체 교리를 강화함으로써 복음적 친교의 공동체 교회관을 정립하였다.

 온 세계교회는 그 구현에 매진 오늘의 교회상은 새로운 모습으로 인류에 다가선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교계제도가 권위적으로 더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교구장 주교들은 중세적 제왕처럼 지배권을 행사하고 최근 들어-상하 위계질서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친교 공동체의 봉사적 지도자로서가 아니라-절대 통치자처럼 처신한다 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주교들의 극소수 측근에 속하지 못하는 대다수 일반 성직자들은 비인격적 관리 대상으로서 (임명권자의) 거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사목현장에 배치되어 시한부 사목을 수행하는 소외된 처지가 된다는 것이다. 성직자조차 이런 처지이니 평신도들은 물론 말할 것조차 없어 병신도 라는 유행어까지 나돌게 되었다는 것이라는 것을 저자는 제시한다.

 물론 주교님들 측에서는 지금 우리 사목 상황이 그럴 수밖에 도리가 없다는 말씀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주교님들은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교회상이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한 그런 교계상 즉 봉사하기보다는 군림하는 교계상이 아닌가 싶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 주교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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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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