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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상(하)-정의채 몬시뇰

토착화, 동양의 인간 본성에 복음적 삶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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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이 점점 더 불교에 매력을 갖는 것은 또 서구인들조차 불교에 매력을 갖는 것은 아마도 이 땅의 스님들의 가난과 고행 등을 비롯해 참선 선정(禪定)에 이르는데 매력을 느껴서인가보다. 물론 불교에서는 성 속의 느낌의 차이는 뚜렷하지만 가톨릭과 같은 교계의 권위적 상하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가톨릭은 21세기 예표로서 가난과 고행 사랑의 화신인 마더 데레사 수녀를 배출해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으며 특히 수많은 세계 젊은이들을 모든 비용을 자비로 캘커타의 사랑의 집으로 운집케 했던 것이다.

 저자는 교계가 이대로라면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썰물처럼 교회를 빠져나가 교회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이 대목에서 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늘날 가톨릭교회 공동화의 근본적 방지책으로서는 각 수도 단체들이 바티칸공의회 이후 장(長)들을 선거 제도를 통해 선출하듯이 주교도 성직자들의 선출을 통해 뽑고 교황님이 임명하는 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견은 벌써 200주년 사목회의 건의안 작성 시에도 좀 더 강도 높게 즉 선출뿐만 아니라 한 자리에서의 일정 기간 임기제 교황님의 임명권 보다는 인준 정도의 의견이 속출했다.

 필자는 당시 사목회의 실무책임자로서 선출과 임기제 정도만 제안에 넣고 당시는 아직 인류 문화사 진행 과정에 있어 주교 임명은 교황의 고유 권한임을 강조해 문헌에는 삽입시키지 않았던 것이 기억에 새롭다. 어차피 이 문제 즉 주교의 하느님 백성에 의한 선출 문제는 인류 문화의 큰 변화 속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 중에 또 다시 다양한 지역성과 역사성을 배려하면서 결국 머지않은 장래에 지금과는 다른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청은 현재 중국 교회 문제해결을 신중히 고려중이고 결국 해결 쪽으로 가닥이 잡히리라는 전망이니 더욱 그렇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더 짚고 넘어 가는 것이 좋을 성 싶다. 그것은 저자가 한국 교회의 현재 가장 시급한 사목문제를 더 정확히 말해 한국 교회 사활의 문제 즉 젊은이 사목에 관해서도 「활기찬 청소년사목을 위하여」라는 귀중한 책을 펴낸 것이다. 이 책은 한국 그리스도교 사상연구소가 시대적인 긴급한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구성한 청소년사목 토착화 연구회 (2002년 5월 발족)의 정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을 묶어 출판한 것이다. 그 임원들과 발표자들은 비교적 젊은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들이며 그 방면에서 알찬 연구와 실천 경험을 쌓은 분들이기에 청소년 사목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필자는 벌써 오래 전부터 젊은이들이 교회에서 빠져 나가고 있는데 큰 우려를 표시해 왔으며 2000년 들어서는 썰물처럼 젊은이들이 교회에서 빠져나가 교회는 마치 쓰나미 현상을 그 밑둥으로부터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 청소년들의 교회 이탈은 천주교 개신교 불교 중에서 천주교가 가장 심해 타 종교들의 2~3배의 썰물 비율을 보인다니 사목적인 가장 시급한 중대사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도 심상태 몬시뇰 아래서 그 연구와 실천 방도가 모색되니 여기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런 연구와 활동은 내실 있게 치러진 수원교구의 시노드(2000년)가 이 땅의 중요한 과제이자 시대적 소명인 공동체 와 청소년 문제에 집중 심도 있게 다뤄 큰 성과를 거둔데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 후속 조치로 교구청의 원조와 지원을 받아 청소년사목토착화연구회 가 발족해 행동 전에 절대로 필요한 학문적 연구와 실천 방도를 모색하는 모임이 이뤄졌으니 교구장 최덕기 주교님과 보좌 이용훈 주교님이 다 같이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목을 실천하기 때문으로 생각돼 한국 교회의 앞날에 큰 희망을 던져 준 것으로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교구에서 시노드를 개최해 좋은 성과들을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이 저서에 있어 현재 한국 교회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제7장의 이벽의 죽음과 순교 문제에 대한 재조명 부분에 대해 논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벽 신앙선조는 배교자로 거의 일률적으로 소개돼 왔다. 또 그런 설이 정설이고 그와 다른 견해는 잘못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적지 않은 다음 세대의 학자들이 이벽 선조는 배교한 것이 아니라 당시 유교 명문가의 가풍에 의해 피 흘리는 순교보다도 더 가혹한 증거자의 삶을 살다가 결국 독살됐다는 것이다. 이것은 구전으로 전해오던 말이 그의 유해 발굴 검시로 법의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이 됐다는 것이다. 필자에게는 이 보다 더 충격적이고 기쁜 일이 없다.

 실학의 거두 다산 선생은 이벽 선조를 박학과 비범한 덕성을 겸비한 진인(眞人)으로 우러르며 그의 죽음을 애통해했다고 한다. 즉 다산은 왕이 그때 말씀하시던 그 사람은 광암이었다.… 광암이 이미 죽은 지 30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질문할 곳이 없구나! 광암이 아직 살았더라면 그의 진덕박식(眞德博識)함이 어찌 내게 비길까보냐! … 지금 나는 이 책을 부등켜 앉고 울음을 금치 못하노라 고 했단다. 그런 선비인 다산조차도 이벽을 인간계에 내려온 선학(仙鶴)으로 표현한 그렇게 고매한 절개의 분이 그렇게 쉽게 아무런 확실한 물증도 없이 배교자로 치부됐다는 것이 참으로 애석한 것이었는데 이제 그가 배교자라는 누명을 벗고 영광스러운 증거자의 위치에 설날도 그리 머지않은 것 같아 참으로 기쁘다. 그는 끝까지 흠숭지례(欽崇之禮)를 드려야할 하느님과 효를 바쳐야할 어버이 사이에서 한 쪽을 택하고 다른 쪽을 배반하라는 아버지의 자살 위협에도 이른 바 충(忠)과 효(孝)를 다하다 결국은 독살로 생을 마감한 성자였다는 설이 힘을 얻으니 이 한 구절만으로도 이 책의 진가는 다 발휘된 셈이다.

 이 책의 저자 심 몬시뇰은 이 책의 논술 부분이 약 363쪽이고 13장으로 나뉘었는데 이벽 신앙 선조 부분에 46쪽의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 현재 우리가 알 수 있는 거의 모든 한국 교회사 학자들의 학설들을 총 망라 비교분석함으로써 이벽 선조의 죽음에 대한 신학적 재조명을 곁들이고 이벽 신앙 선조는 하루 빨리 증거자 더 나아가서는 순교자로 숭앙돼야 한다는 강력한 견해를 피력했다.

 여기에 이르러 문화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한국의 언어 표현방식 감정 처리문제 가문 문화 등은 순교의 기존 정의나 개념에도 변화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벽 선조의 삶과 죽음이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것이며 그가 증거자로 또는 순교자로 숭앙되는 경우 분명 한국적 영성학의 새로운 차원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는 이 저서의 끝 부분에서 저자의 전문분야인 토착화에 대해 논한다. 우리 신앙 선조들이 벌써 200년 전에 그 예언자적 예지로써 토착화 신학의 싹을 틔웠지만 정식으로 체계적인 토착화 신학을 이 땅에서 정립한 효시는 심상태 몬시뇰이다. 그러기에 그는 토착화 연구소를 통해 그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벌써 17권의 단행본 출간과 24회 학문적 발표회를 가졌다.

 토착화에 대한 이런 노력과 성과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것이다. 동양에서는 1950~70년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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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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