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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가톨릭문화연구원 제25차 심포지엄 ‘가톨릭과 한국 인문학’주제발표 요지

"보편 교회는 민족 고유 문화와 소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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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문화연구원이 11월 24일 마련한 제25차 학술 심포지엄에서 구중서(베네딕토 수원대 명예교수)씨는 가톨릭의 보편가치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발표문 요지이다.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은 위기라기보다는 이미 심각하게 침체돼 있다. 이는 이 시대 이 사회의 문명적 본질에 관한 문제이며 진리의 빛에 관한 문제이다.

진리의 사회적 실현에 대해 교회에도 의무와 사명이 있다. 보편적, 영원한 가치 면에서 가장 두렷한 거점이요, 보루이기 때문이다.

물질문명 시대에도 ‘인간의 존엄성’을 우선시하는 교회의 입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인문학의 침체에 대해 해결과 극복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인간의 근본적 실체는 물질 이상의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떤 인간이냐 하는 데에 있다. 철학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밝히는데 도움을 주지만 엘리트주의에 갇히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는 엘리트주의를 벗어나며, 계시적 신앙은 이성적 철학과도 만난다.

현대의 분석주의적 학문 방법은 인간의 온전한 모습을 보는데 자애가 되기도 하며, 따라서 인문학은 전인적 인격의 함양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회 공동체도 전체가 선의와 자족에 이르게 되기를 교회는 환기시킨다.

이데올로기적 도식주의 사회 현실이 지나갔지만 이 시대 지식층의 새 세계관 정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좌우익 모두 구체적 대안은 없다. 포스트모더니즘 역시 분석주의적 나열의 한계에 머문다.

교회는 근본적으로 정치 권력도 창조주로부터 오며, 정치는 공동선을 통해 하느님 나라 완성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선의 토대인 도덕적 힘이 정치와 경제의 기준이 돼야 한다.

자본주의적 세계화는 공정한 국제 교역관계가 전제돼야 하는데, 거꾸로 선 가치 질서를 시정하는 길은 다만 정신과 인격의 쇄신에 있을 뿐이며, 긴요한 것은 도구의 발달보다는 인격의 진보이다. 이제는 이데올로기나 행동의 진보가 아니라 인격의 진보가 필요한 단계이다.

한국 민족의 현실은 남북이 분단선을 사이에 두고 휴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를 박해하는 사람이라 해도 대화해야 하며, 이것이 한국에서 남북 대화와 교류를 계속해야 하는 사정이다. 세계 교회가 북한을 독립적 입장에서 지원하기로 한 것은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의연한 자세이다.

교회는 보편된 교회이므로 각 민족의 고유한 문화와 현실 상황에 원만하게 소통한다. 복음의 진리 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의 당대적 상황에도 대응하는 원리들을 제시한다.

한국의 인문학은 인간 존엄, 정신의 우위성, 민족문화 자산, 보편적 가치, 구원의 진리를 함께 아우를 수 있기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인문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한국 인문학 종사자들 자신이 대중을 교양할 수 있는 내용으로 몇 배의 왕성한 작업 성과를 사회에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다.

구중서 (수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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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6-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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