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특별기고] “사랑을 실천하는 진짜 천사가 됩시다”

미사 참례, 선교 열성도 사랑없으면 소용없고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천사운동’ 훌륭한 준비도 관심없인 소용없어
온 몸으로 사랑 실천하는 참된 ‘천사’가 되자

우리가 자주 부르는 성가 중에 이런 노래가 있습니다.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사랑 없으면 소용이 없고/심오한 진리 깨달은 자도 울리는 징과 같네/하느님 말씀 전한다 해도 그 무슨 소용 있나/사랑 없으면 소용이 없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너무나 흔하고 상투적인 가사이고 그래서 가끔은 우리들에게 별로 진한 감동을 주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보다 더 큰 진리는 없을 것입니다.

사랑은 실천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성당을 열심히 나가고 매일 미사 참례를 열심히 하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고 권고하면서 전교 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우리들 가슴 속에 사랑이 없으면 어찌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소리만 요란한 꽹과리요 공허한 울림만 메아리치는 징소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사랑은 단지 우리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됩니다. 사랑이 가슴 속에 일렁거리면 그 사랑은 자연스럽게 좁디좁은 우리 가슴 밖으로 넘쳐 흘러서 내 옆에 서 있는 이웃에게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사랑은 실천으로 이어져 갑니다. 우리가 이웃을,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면 그 사랑이 구체적인 삶 속의 실천으로 드러나는 것이 당연합니다. 만약 입으로만, 마음으로만 사랑을 되뇌인다면 그것은 참된 사랑이 아닙니다.

사실 이웃 사랑의 실천은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내가 갖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나눠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것을 내어주는 일은 고통스럽습니다. 실제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동전 한 닢 조차도 소유를 포기하는 일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 번만이라도 내 소유를 포기함으로써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일을 체험한 사람은 그 기쁨과 보람을 알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첫 경험입니다. 내 것을 포기하는 것이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기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실천하는 ‘천사’ 되자

가톨릭신문사 창간 80주년을 맞아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와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서울 카리타스 자원봉사센터가 뜻을 모아서 시작하는 ‘천사운동’은 바로 이 소중한 경험을 한국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함께 하기 위한 것입니다.

‘천사운동’이란 결국 우리 신자들이나 혹은 단체, 기업들이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이나 그들이 모여 있는 사회복지시설들과 우리의 것을 나누고자 하는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나눔운동입니다.

‘천사운동’에 함께 하고 있는 여러 기관들은 사회복지활동을 통하여 ‘나’와 ‘남’을 ‘우리’라는 하나의 공동체로 묶고, 그 속에서 ‘나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또한 이 사회의 ‘정의’는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임을 깨닫고 그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힘써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교회 안의 많은 이들이 해온 그 노력들을 한층 더 강화하고 심화시켜서 한국 교회와 그 모든 구성원들이 빠짐없이 사랑 나눔의 참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큰 기회를 마련하려고 뜻을 모았습니다.

‘천사운동’은 아무리 훌륭한 조직과 체계를 갖추더라도, 아무리 많은 인력과 재원을 통해 추진한다 해도 ‘천사’가 될 평범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참여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천사운동’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나가야 하는 사랑의 운동이고 참여의 운동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여전히 추위에 떨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도저히 살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저 천사의 말만 하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온몸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참된 ‘천사’들이 되어주시기를 간절하게 청합니다.

김용태 신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7-02-0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2

이사 43장 1절
내가 너를 구원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