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특별기고-‘독도사랑 시낭송 예술제’에 참가하여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성찬경(가운데) 시인이 독도를 뒤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인들이 부르는 독도사랑 노래 한국시인협회(회장=김종태)는 매년 봄 가을 한 차례씩 행사를 갖는다. 올해 행사로는 독도에서 시낭송회를 갖기로 정하고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던 바 단박에 100명을 넘어섰다. 나는 우리 시인들이 갖는 애국심의 일단을 볼 수 있는 듯이 느껴져 큰 감명을 받았다. 나 역시 여태까지 독도에 가보지 못한 것이 죄스럽다는 생각에 행사 소식을 듣는 즉시 신청을 한 터였다. 실은 일인들이 독도에 대한 야망을 다시 언행으로 옮겨(「시마네현」 조례인가 무언가 하는) 우리 국민을 자극한 것은 한국시인협회의 행사 발표가 있은지 얼마 뒤의 일이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이 행사가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 꾸미는 일처럼 되었다.
어쨌거나 일인들의 발상을 이 자리를 빌어 우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오늘날 한국이란 나라 전체가 여전히 일본의 영유 안에 있다는 얘기가 된다. 겉으로 아무리 말장난을 해도 결국 그저 그 소리다. 천하만민을 바보로 여기는 처사다.
어찌보면 일인들은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총칼로 한국의 주권과 재산 그 모든 것을 빼앗아 단물을 빨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노골적으로 군국주의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가. 그래 갖고 그들의 후손에 복이 들 것 같은가. 어떤 이들은 그들에 대해 『천인공노할 짓거리』라고 분노하기까지 한다. 우리는 물론 냉철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서의 밑바닥에는 이와 같은 공분과 의문이 깔려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필요는 없다. 4월 2일 밤에 서울을 출발해 야간 질주 포항에는 새벽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 교황 성하의 선종 소식을 들었다. 크나큰 슬픔의 물결이 밀어 닥치는 것을 느끼며 나는 비틀비틀 비를 맞으며 걸었다. 3일 울릉도를 향하는 바다의 파고가 7~8미터 쯤은 되어 배는 몹시 시달렸다. 울릉도 직전에서 회항한 다음 발표가 있었다. 나는 배멀미를 의지력으로 견디면서 중얼거렸다. 『교황님은 역시 위대하셔. 파도도 저렇게 슬퍼하는군』 4일 쾌청. 그러나 파도는 여전히 높았다. 4시 30분경 드디어 독도의 모습이 시야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독도는 거기에서 늠름하고 의연하게 고고하게 미동도 않은 채 조국을 지키고 있었다.
파도가 높아 입도할 수가 없어 우리는 독도를 일주하며 배 위에서 『독도사랑 시낭송 예술제』를 진행했다. 바람이 세고 흔들리는 배에서 한국의 정신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뜻이 언어로 독도의 하늘에 퍼졌다.
김종태 회장은 일본의 「무법하게 영토 찬탈을 꾀하는 극악한 음모」를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낭독하였고 이어 여러 시인의 시낭송이 이어졌다. 고은은 『독도에 너를 부르러 왔다』하고 외쳤고 필자는 다음과 같은 「독도의 노래」를 읊었다. 짙은 안개 속에서도 별들만이 반짝이는 캄캄한 밤중에도 동해의 동단에서 말없이 나라 지키는 한국의 오른손 새끼손가락 유구한 지난 세월처럼 앞으로도 무궁세 미동도 않는 자세로 우뚝 솟은 파수병 독도. 미쁜 모습 독도. 독도의 하늘이 청명한 때 세계의 하늘이 청명하다. 독도의 파도가 높을 때 풍랑이 온 세계에 퍼진다. 7천만 겨레의 7천만 그루 보이지 않는 염원의 나무 자라는 미쁜 보석 독도. 갈매기들도 바싹 다가와 끼륵끼륵 울며 시 낭송터에 동참했다. 어느덧 어둠과 더불어 독도는 멀리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성찬경(시인 사도요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5-05-0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2

요한 2장 5절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