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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난자공여 너무 쉽게 너무 좋게 본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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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교수(가톨릭대 의과대학 산부인과학 교실)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난자 제공의 윤리성 문제가 제기됐을 때 난자 제공을 자원하는 여성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난자 공여는 그렇게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에 이진우 교수의 특별기고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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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줄기세포 연구의 난치병 치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급격히 높아졌다가 갑자기 좌절을 겪는 과정에서 보도매체들이 줄기차게 뉴스와 특집보도들을 내놓았기에 줄기세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 대한 관심과 상식은 높아졌다. 반면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서 그보다 먼저 필요한 난자 채취(채란) 과정에 대한 관심과 상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느낌이다.
 의술에서 채란은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 입장에서는 난자공여이다. 이 채란 과정 또는 난자공여 과정은 길거리 적십자 헌혈차량에서 마음만 먹으면 즉석에서 채혈할 수 있는 공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오래 걸리고 복잡하다.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크고 작은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또 간 심장 신장 등 장기이식을 위한 장기기증과는 달리 난자는 인격이 없는 개별 장기가 아니라 완전한 하나의 인간을 잉태할 수 있는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채란 과정에서 처음에는 불가피한 약간의 실비만이 지불됐으나 차츰 상업화되면서 브로커가 성업할 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무질서한 매란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 이렇게 공급된 난자가 외국 여성에게까지 제공되는 등 불미스러운 난자 매매가 음성적으로 성행해 왔음이 밝혀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줄기세포 연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환자나 가족과 줄기세포 연구를 발전시키는 것을 국가나 인류에 대한 봉사로 보는 여성들에 의해 난자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재단까지 생기는 등 난자공여가 보편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난자채취 또는 난자 공여 과정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고 윤리적 고민도 깊지 않은 것이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채란 또는 난자공여의 전과정을 한 번 살펴보는 것은 시급하고 도움이 되는 일이다.
 채란을 위해서는 우선 배란을 유도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채란후 회복 기간까지 합치면 거의 한 달에 가까운 긴 기간에 이루어진다. 따라서 배란 유도와 채란 과정에서 몇 가지 부작용 또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또 예비검사와 배란 및 채란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때마다 시간을 정확히 맞춰 병원에 최소한 열 번 정도는 가야 하므로 일상생활을 크게 제약받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배란이란 대다수 여성의 경우 한 달에 한 개씩 난소로부터 복강내로 배출되어 나와(그림 1) 때맞춘 정자와 만나면 임신이 되지만 그렇지 못 하는 경우에는 난자는 소멸되고 월경 출혈이 나타나게 된다.
 배란 유도란 원래 어떤 질환으로 배란이 되지 않아서 아기를 못 낳는 여성들의 난소를 경구 배란제를 투여해서 간접 자극하거나 배란 촉진 주사제를 투여해서 한 달에 하나씩의 난자를 배란시켜 즉 단수 배란을 일으켜(그림 2의 좌측 그림) 부부 성관계에 의한 자연 임신을 도모하는 치료다. 또 시험관아기를 시술하는 병원에서는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배란 기능이 정상인 여성이라도 배란 유도 주사를 더 많이 또는 더 오래 투여함으로써 한꺼번에 열 몇 개 또는 수십 개까지 얻을 수 있는 과배란 유도를 실시하게 된다.(그림 2의 우측 그림) 줄기세포 연구 과정에서 사용할 난자들도 바로 이 과배란 유도 과정을 거쳐 얻게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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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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