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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 시대 수도자의 정체성과 봉헌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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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 수도자들은 여러 모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교회 안팎에서 오는 다양한 도전은 수도자로서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문하게 한다.

 한국교회 특성상 본당에 상주하는 형태의 사도직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60~70년대 교회 상황에서는 당연시되었고 환영받았던 본당 수도자들의 역할이 이제는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변하게 되었다. 공의회 이후 교회는 평신도와 수도자 성직자들이 각자 고유한 몫을 함께 이루어나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수도자 역할도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교회 밖에서 오는 도전도 만만치 않다. 물질만능주의 개인적 혹은 국가적 빈익빈 부익부 현상 세계패권주의와 끊임없는 전쟁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생명경시 문제들 마구잡이 개발이 부른 생태파괴 전도된 가치관에서 오는 개인주의 현대판 우상이 판치는 새로운 무신론 현상들 종교다원주의 안에서 타종교를 존중하면서도 우리의 진리를 지켜나가야 하는 어려 움 등…. 이런 것들은 수도자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수도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각 수도회에 고유한 카리스마를 주시면서 시대의 필요성에 맞게 우리를 인도해 오신 성령께서 이 시대 수도자들에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예수님의 진리는 불변하지만 교회는 시대와 역사에 따라 변용시키고 적용시킴으로써 세상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교회가 희망이 되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깊이 통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대의 징표를 깨닫고 사람들 마음을 읽어주며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어 새살이 돋게 해주어야 한다.

 교회 구성원으로서 수도자는 이 시대에 하느님 나라를 미리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수도자들은 희망 없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대중을 해갈시키는 생명의 샘물 역할을 하고 있는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수도자들이 참된 봉헌생활을 한다면 세상에 생명의 빛을 밝힐 수 있다. 수도자는 이 세상에 행복을 전해주는 참다운 그리스도 제자로서 인간의 소명과 본질을 일깨우는 예언직을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결ㆍ청빈ㆍ순명의 봉헌생활 의미를 이 시대 징표에 비춰 재해석해야 한다.

 각 수도회는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진단하고 이 시대에 맞는 수도생활 형태를 찾아야 한다. 초창기 은사가 이 시대에도 열매 맺으려면 무엇을 재조정하고 어떤 제도를 변화시켜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도가 너무 강해지면 은사는 죽어갈 수밖에 없다. 각 수도자에게는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 속에서 고정된 의식의 틀을 깨는 회심이 요구된다.
 세상과 역사를 외면하지 않는 열린 수도회로서 고정된 틀을 깨고 역동적 공동체 생활을 지향해 나가야 하며 양질의 기도생활을 추구하되 획일적 삶의 양식보다는 개인 특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생활양식을 살려야 한다. 또 남녀수도회간 활발한 교류와 상호협력을 통하여 공동사명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고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적극적 사도직을 계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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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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