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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근본주의와 상대주의-젊은이들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FABC 제4차 주교들을 위한 신학연수 박준양 신부 발제문 요약)

젊은이들 신앙안에서 이뤄지는 인격적 만남 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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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가 주최하는 제4차 주교들을 위한 신학연수(BITA-Ⅳ)가 4월 24~26일 태국에서 `아시아에서 근본주의와 상대주의 : 젊은이들 삶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렸다. FABC 신학위원회 전문신학위원인 박준양(가톨릭대 성신교정) 신부는 이번 연수에서 발제자로 나서 `근본주의와 상대주의 : 젊은이들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를 발표했다. 박 신부는 1992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다. 2004년 교황청 그레고리오대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 신부는 발표를 통해 아시아 청년들을 위협하는 상대주의와 근본주의를 학문적ㆍ이론적으로 아우르는 동시에 현장 사례를 풍부하게 다뤄 각국 주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 신부 발표문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FABC 공식 문헌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발표문을 요약, 소개한다.



   최근 아시아 각국 교회에서 젊은층이 교회를 떠나가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은 근본주의와 상대주의 만연으로, 이에 대한 신학적 분석과 사목적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근본주의를 살펴보면 두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종교적 근본주의고 다른 하나는 반종교적(과학적) 근본주의다.
 종교적 근본주의는 자비와 평화 같은 진정한 종교적 가치가 아닌, 그들이 비판하는 대상에 대한 적개심과 공격적 성향을 보임으로써 젊은이들에게 종교와 신앙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준다. 사실상 무신론과 다를 바 없는 역효과를 자아내는 것이다.

과학적 근본주의 허상 알려야

 현대 세계의 과학적 무신론은 종교적 근본주의와 다를 바 없는 배타적ㆍ적대적 성향을 띠며, 종교와 신앙을 비판하는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전투적이고 교조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현대의 과학적 무신론을 가리켜 최근의 여러 학자들은 `과학적 근본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종교적 근본주의나 과학적 근본주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실재에 대한 편협하고 배타적인 해석과 공격적 성향이다. 이들 모두는 젊은이에게 종교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남겨 교회를 등지게 한다.
 특히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고 정보화사회로 이행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이러한 무신론적 과학자들의 전투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주장은 젊은이에게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종교 이름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종교적 근본주의적 흐름들간 충돌과 갈등, 전쟁 등에 역겨움을 느끼고 지쳐버린 젊은이들에게 `종교는 악한 것이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한마디로 종교적 근본주의는 젊은이들에게 종교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고 있고 과학적 근본주의는 이러한 탈종교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렇듯 새로 전개되는 과학적 무신론의 도전과 근본주의적 흐름 간 충돌 속에서 교회는 과연 어떠한 신학적ㆍ사목적 대응을 해야 하는가.
 먼저 젊은이들에게 과학적 근본주의 맹점과 허상을 알려줘야 한다. 사실 그럴싸한 과학적 언어로 포장하고 있지만, 과학적 근본주의자들이 표출하는 것은 종교적 근본주의와 다름없는 적개심과 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종교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 선입견과 적대감을 과학적 지식으로 포장해 설득력 있게 합리화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젊은이들에게 반드시 일깨워줘야 한다. 신학과 과학은 우주의 기원과 인간 실존 신비에 대한 진리 탐구의 열망이라는 동일한 샘에서 솟아 나와, 위대한 신비를 향해 같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와 함께 과학적 근본주의에 심취해 교회를 떠나가는 젊은이들이 교회의 어떤 모습에 실망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 반론과 요구에 담겨 있는 숨겨진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들의 지적 욕구와 영적 열망이 무엇인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과학적 근본주의에 대한 대응은 단순한 호교론적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진리 추구의 열망이 우리 거룩한 신앙 유산과 교회의 현재적 삶 안에서 역동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증거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 청소년사목과 종교교육은 젊은이들이 신앙과 삶의 역동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안에서 이뤄지는 인격적 만남이다.
사진은 201년 8월에 열린 제2차 한국청년대회에 참가한 청년들 모습
 
 오늘날 아시아는 종교문화적 전통 유산과 서구적 산업화 및 정보화의 큰 물결이 만나는 격동의 장소다. 철저한 그리스도교 신앙을 바탕으로 아시아 전통적 종교문화적 가치와 현대 과학적 흐름을 통합하는 균형 잡힌 신학적 전망을 어떻게 정립하고 가르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우리 젊은이들이 종교 다원주의와 과학주의 도전 속에서 참된 그리스도 신앙의 역동적 증인이 되게 인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오늘날 아시아 교회가 당면한 참으로 급박한 과제다.


아시아 전통문화적 가치 배격

 아시아 여러 지역 교회에서 젊은층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 상대주의 만연을 지적할 수 있다. 상대주의적 가치관 바탕 위에서 세속주의, 물질주의, 극단적 개인주의, 황금만능주의 등과 같은 반복음적 풍조들이 널리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절대적인 신앙적ㆍ윤리적 가치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주의를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는 철학적ㆍ윤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상대주의다. 이러한 상대주의는 절대적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세계관을 의미한다. 진리라고 믿는 것들은 사실상 사회적ㆍ역사적으로 만들어진 지식에 불과하기에 상대적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광범위한 사회 현상을 포괄하는 사회문화적 에토스(ethos, 사회 집단, 민족의 특유한 관습이나 풍조)로서 상대주의다. 자기만족 추구의 문화, 즉 자기 기분에 좋은 것이면 그 어떤 것도 정당화



가톨릭평화신문  201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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