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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이웃 종교의 차례 지내기

조상 기리며 가족애 나누는 정신은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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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식 상차림에는 술과 고기가 올라가지 않는다.
사진은 지난해 불교방송국에서 열린 `법현 스님과 함께하는 차례` 시연 모습.
 
 
  이웃 종교는 차례를 어떻게 지낼까.

 불교의 차례상을 살펴보면 술과 고기가 올라가지 않는 점이 눈에 띈다. 그것 말고는 여느 차례상 차림과 같다. 한국불교태고종 열린선원 원장 무상법현 스님은 "흔히 다도(茶道)의 효시로 알려져 있는 `충담스님(忠談師)의 미륵부처님께 차올리기`가 차례(茶禮)의 기원"이라며 "차례에는 차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성(茶聖)으로 추앙받는 조선 후기 선승 초의(草衣,1786~1866)보다 300여 년 앞서 차에 관한 시를 남긴 한재공(寒齋公) 이목(李穆, 1471∼1498) 선생이 조상께 지낸 제사 홀기(笏記)에는 "국을 내리고 차를 올렸다"는 내용이 발견되기도 했다.

 무상법현 스님은 "이는 종교, 사상과 관계없이 제사와 차례에 차를 썼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집마다 전통이 다르기에 위패 쓰기나 상차리기는 자유롭게 하고 집안 종교 전통을 따르되 조상님을 위하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상법현 스님은 차례를 지낼 때 차가 아닌 술을 올리는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1990년대부터 `차올리기 운동`을 펼치며 불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역시 재가불자를 위한 제례 지침서 「불교상제례안내」를 발간해 차례예식을 돕고 있다. 「불교상제례안내」에 따르면 제사상에는 고기나 생선과 같이 살생을 통해 얻은 음식을 올리는 대신 육법공양에 해당하는 향, 초, 차, 과일, 밥을 올린다. 물론 술 대신 차가 올라간다. 조계종은 새로운 불교제례를 우리 사회 보편적 제례방식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개신교의 경우 종파별로 차이가 있지만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같다. 개신교는 명절예식서를 발간해 차례예식을 돕고 있다. 대한감리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대한기독교장로회 등 대표적 교단들이 참여해 집필한 가정예배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별책부록인 「가정예식서」에는 명절과 장례 등 다양한 경조사 때 사용할 수 있는 예식 및 설교본문이 수록돼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관계자는 "개신교의 차례는 명절에 예배를 드리며 가정을 이뤄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조상을 기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친교를 통한 가족 간 우애를 더욱 중히 여기는 것이다.

 대한성공회는 전통적 제사를 존중하며 그 의미를 교회 예배 안에서 나누고 있다. 전통적 제사 형식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천주교와 마찬가지로 조상을 하나의 신으로 숭배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제사를 통해 돌아가신 분이 자손에게 베푸셨던 은혜를 기억, 추모하고 이를 계기로 가족 공동체의 친교와 화합을 이루는 것을 중하게 여긴다. 성공회 역시 교회 전통을 따라 조상 기일에 가족이 모여 성찬례(미사)를 드리고,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교별로 차례를 지내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제사를 통해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고 가족이 함께 모여 가족애를 나누는 것은 다르지 않다고 하겠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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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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