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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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2주일] 빛을 찾아서- 돈보스코영상특성화학교 청소년들

문제아도 일반아도 아닌 그저 ''꿈'' 많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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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석 수사(가운데)와 학생들이 스튜디오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환ㆍ조용준군, 박 수사, 이건호ㆍ김우태ㆍ김우재군
 
 
 `문제아`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격이나 행동 따위가 일반 아이들과 달리 문제성이 있는 아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어떤 아이가 `일반 아이`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공부도 곧잘 하며 학교 결석도 안 하는 아이를 대개 `일반 아이`라고 부른다.

 서울 신길6동 살레시오회 돈보스코청소년센터 안에 있는 돈보스코영상특성화학교(교장 박경석 수사)에는 `일반 아이`가 없다. 어른들에게 이른바 `문제아`라는 말을 들었던 청소년 5명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말도 잘 안 듣고, 공부를 싫어해 일반 학교를 중간에 그만 둔 학생들이다.

 대림시기를 맞아 다소 어두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빛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조정환(요한 사도, 15)ㆍ이건호(예비신자, 17)ㆍ조용준(토마스 아퀴나스, 14)ㆍ김우재(17)ㆍ김우태(예비신자, 16)군을 만나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와 꿈을 들었다.

 다른 친구들에게 상처를 준 학생, 교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은 학생도 있었다. 교칙(흡연, 교사 지시 불이행 등)을 위반하면 받는 벌점이 300점이 넘는 학생, 한 달 동안 교무실을 40여 차례 들락거린 학생도 있었다.

 아이들은 솔직하게 과거의 행동을 이야기했다. 후회하며 반성을 하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과거에 했던 행동들은 기사에 안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돈보스코영상학교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글ㆍ사진=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 조정환군이 카메라 촬영 실습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


 제주도에서 올라온 정환이의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정환이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결석이 잦아졌고, 결국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자퇴를 결심했다.

 그렇게 학교를 싫어하고, 공부를 멀리했던 정환이가 돈보스코영상학교에 들어온 지 몇 달 만에 선생님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지난 여름 필리핀 빈민지역 갈라완에서 했던 국제봉사활동이 꿈을 키워준 계기가 됐다.

 "저는 영상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1학기 때만 해도 `이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했어요. 그런데 갈라완으로 봉사활동을 가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죠. 가난한 사람들에게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방 청소도 해주고, 아이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곳 사람들과 함께하며 해외봉사 활동가나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사가 되려면 어쩔 수 없이 그토록 싫어하던 공부를 해야 한다. 정환이는 "이제는 꿈을 이루기 위해 뭐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다"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이 꼭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혼자 생활해야 해서 부모님이 돈을 보내주시는데 요즘은 용돈받는 게 미안하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수, 그리고 영상편집기사


 오는 예수성탄대축일에 세례를 받는 건호의 꿈은 두 가지다. 말 그대로 `꿈`은 가수가 되는 것이고, 현실적인 꿈은 영상편집기사다. 우승하면 가수가 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참가해 1차 예선을 통과한 적도 있다.

 건호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건 가수지만 현실적으로 가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요즘은 영상편집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건호도 정환이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1학년 초에 자퇴했다. 공부하는 것도 힘들었고 더 이상 학교에 다니기 싫었다.

 "돈보스코영상학교에서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보고 배웠어요. 영상을 제작하는 일이 적성에도 맞고 재미있어요. 여기 오기 전까지 대충 살았던 게 후회될 때가 있어요. 조금 더 일찍 내 재능을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재능이 있어도 그 재능을 계발할 시기를 놓치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죠."

 건호는 "일반 학교에 다닐 때는 선생님께 혼난 적이 많았는데 영상학교 선생님들은 우리를 친구처럼 대해주시고, 우리 마음을 이해주려고 노력하신다"고 말했다.
 
 영상제작자

 용준이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많았고, 자주 바뀌었다.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도 되고 싶었고 역사학자도 해보고 싶었다. 한때는 신부님이 되는 게 꿈이었다. 지금은 영상제작자가 되는 게 꿈이다.

 중학교에 입학해 한 달 만에 학교를 그만 둔 용준이는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 산자연학교를 1년가량 다니다가 지난 9월 영상학교에 입학했다.

 "어느 날 `런닝맨`(SBS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화면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나도 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부모님 권유로 영상학교에 왔는데,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내 꿈을 향해 가는 길이 한층 넓어진 느낌이에요."

 스토리보드 작가

 스토리보드 작가가 꿈인 우재는 말수가 적었다. 하지만 꿈을 묻자 눈빛이 달라졌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스하키 선수, 건축가, 만화가 등 다양한 꿈이 있었던 우재는 영상학교에 다니면서 스토리보드(대본 내용이 실제로 촬영됐을 때를 예상해 장면을 미리



가톨릭평화신문  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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