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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대중문화 속 생명경시

생명경시 풍조 확대·재생산하는 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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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게임, 드라마 등 대중문화가 지닌 폭력성은 청소년들의 자극 역치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영화 속의 폭력적 장면.

세월호 사건 발생 후 한동안 TV 예능과 가요 프로그램이 잇따라 결방했다. 국가적 재난을 함께 애도하자는 뜻에서다.

그런데 한 인기 그룹 가수 팬클럽이 인터넷 게시판을 달구는 일이 발생했다. 팬들은 각종 게시판에 세월호 사건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컴백 일정이 늦춰져 방송도 제때에 못했다며 집단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몇 명 죽은 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우리 오빠들 일 아니면 다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깊이 안타깝지도 않은데 가식 좀 떨지 마세요’ 등 이들의 글 속에는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애도는 한 글자도 찾기 힘들었다. 정보의 바다, 대중문화의 흐름을 가늠하는 온라인 속 생명경시 풍조다.

생명문화연구가 이광호(베네딕토) 박사는 “이 같은 모습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임에도 또래의 죽음에 이를 애도하거나 공감하는 능력이 매우 결여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영화, 게임, 드라마 등 대중문화가 지닌 폭력성은 청소년들의 자극 역치를 갈수록 높여 실제 일어나는 현실 속 심각한 상황도 무감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구조적 문제가 총체적으로 집약된 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인간 무의식을 지배하는 대중문화 분야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들이 많이 하는 온라인 게임은 총과 칼로 누군가를 죽이며 나아가는 전쟁터 일색이다. 주목도를 더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영화 속 장면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지닌 생명 가치도 쉽게 무너뜨린다. 임신한 여중생이 낙태하려고 산부인과를 찾고, 뜻하지 않은 임신과 낙태로 가정 불화에 이혼까지 이어지는 모습은 안방 드라마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연이 돼버렸다.

이처럼 자정작용이 없는 대중문화 흐름에 교회가 나서서 생명의 존엄성을 전하고 이를 정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석희(아가타)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 사회는 이처럼 자극적인 영화와 드라마 속 장면을 현실처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어느 쪽이 현실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며 “교회와 사회는 이 같은 대중문화 속 그릇된 사상을 바로잡는 데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신부는 “사회 가치관을 확대, 재생산하는 대중문화가 갈수록 죽음의 문화로 얼룩져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에 휩쓸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복음화되지 못하고 있는 대중문화 분야를 복음화하기 위해 교회는 문화 속 신앙관을 재정립해주고, 나눔과 생명의 문화를 교육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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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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