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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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성화의 날] 사제·수도자·신자들이 바라는 우리 시대 사제상

‘21세기 참 목자’는 권위 버리고 소통에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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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하루 18시간 고해소에 머물며 늘 신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한 사제.


▲ 최양업 신부-박해의 위협을 무릅쓰고 교우촌을 돌며 사목하다 과로와 장티푸스로 선종한 헌신적 사제.

▲ 김수환 추기경- 가장 낮은 이들 곁에서 정의를 외치며 시대의 등불이 돼준 사제.
 
교황 프란치스코는 사제들에게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복음 선포자들이 양들의 냄새를 풍기면, 양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는 것이다.(「복음의 기쁨」참조)

평화신문이 사제성화의 날(27일)을 맞아 원로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등 20~70대 20여 명에게 질문했다. ‘우리 시대 사제상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사목하는 사제를 꼽고 싶은가.’ 직접 만나거나 전화, 이메일, 카카오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답해온 이들이 바라는, ‘양 냄새 나는 목자의 모습’은 어떠할까.





예수님 닮은 기도하는 사제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김아영(아녜스, 17)양은 망설임 없이 “기도하는 신부님”이라고 응답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신부를 지낸 서울대교구 김창훈(원로사목자) 신부 역시 “사제는 늘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 기도하고 예수님 가르침대로 실천하는 사제가 가장 바람직한 사제상”이라고 생각한다는 김 신부는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지만, 가장 완벽해질 수 있는 때가 있다. 바로 기도하고 그 은총으로 충만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온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은 인간인 사제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제대로 선포하려면 매일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친구 같은 소통하는 사제

사제와의 소통에 대한 갈망도 컸다. 송성호(마르코, 18)군은 우리 시대 사제상으로 “소통하는 신부님”을 1순위로 꼽았고, 동갑내기 김선혁(미카엘)군도 “신자들과 늘 가까이하면서 소통하는 사제”를 꼽았다.

문 마리스텔라(27)씨도 “신자들이 가진 여러 고충을 귀담아듣고 공감하며, 신앙적으로 문제를 같이 풀어나갈 수 있는 친구 같은 사제를 꼽고 싶다”고 대답했다.

소통 부재는 사목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크다. 예를 들어 본당에 새 주임신부가 부임했을 때 사목활동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전임 신부의 사목활동이 완전히 무시되거나,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 등은 많은 신자의 불만을 낳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해성사 시간을 소통 시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평협 사회사도직연구소 박순석(요한 사도) 연구위원은 “미사 전 10~15분의 고해성사 시간으로는 신자들은 자신들이 겪는 죄의 아픔을 완전히 고해하기엔 너무 짧다”며 “상설 고해소 개수를 크게 늘린다든지 고해 시간을 대폭 늘려 신자들이 영적 갈증을 해소하고, 사제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겸손하게 봉사하는 사제

사제의 권위주의적 태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40대 남성 신자는 “요즘 사제는 ‘나’ 중심이며, 명령을 일삼고 권력을 지향하는 등 세속화 모습이 강하게 비친다”며 “양치는 목자이기보다 실리에 급급한 모습이 다분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울에 사는 김 마리아(27)씨는 “사제들이 권위를 내려놓고 같은 눈높이 또는 더 낮은 곳에서 앞장서서 봉사하고 희생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30대 김 토마스 아퀴나스씨는 ‘독선 없이 함께할 수 있는 사제’를 가장 좋은 사제로 꼽았고, 40대 초반인 김 안드레아씨는 “머리(이성)보다는 가슴으로 실천하는 사제, 겸손과 본 모습대로 솔직하게 살면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제”를 꼽았다. 그러면서 “1980~1990년대 시골 아저씨처럼 푸근한 사제가 요즘은 매우 드문 것 같다 아쉽다”고 말했다.

60대 오 마리안나씨는 “말보다는 행동하는 사제, 고통과 가난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제가 가장 존경스럽다”고 밝혔고, 70대 우 마르티노씨도 “공과 사를 철저히 가려서 필요한 말씀만 하려 노력했던 사제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수도자는 훌륭한 사제의 예화를 알려왔다. 그는 “한 본당 사제가 신자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을 직접 청소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기도 중에 ‘신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하고 찾은 결과였다”며 “그 신부는 처음엔 창피하기도 하고 누가 볼까 몰래 했는데, 점점 몸을 쓰고 자세를 낮추고 남을 위해 흘린 땀이 새삼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고백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제성화의 날을 맞아 일회적인 날이 아닌, 끊임없이 자기 성찰과 더불어 그동안 용서하지 못한 모든 것들을 진심으로 기도 안에 청하고 받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가톨릭평화신문  20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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