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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어장에서 낚은 신앙의 병사, 이대로 놓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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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자라면 국가의 부름을 받고 2년 가까이 군대생활을 한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똑같은 군복을 입은 청춘들은 엄격한 규율 아래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며 ‘진짜 사나이’가 된다.

하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군인들이 느끼는 단절감과 공허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등병 때 겪었던 서러움은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다. 이처럼 군인들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결하려는 노력 중 하나가 군종장교 제도다. 사제나 목사, 법사가 군인들 곁에서 신앙생활을 지속하도록 도우면서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얻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군인들이 느끼는 천주교 군 사목은 어떨까. 5일 군인주일을 맞아 전역 1~2년 차인 3인의 이야기를 통해 군 사목의 현실을 엿보고, 정말 군인들에게 필요한 사목이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 미사에 참례해서 기도하는 군신자. 이들에게 필요한 건 사목적 지원과 더불어 신자들의 관심이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2년간 신앙생활 단절 자대배치 후 신부님 못 봐”

어려서부터 주일이면 항상 성당에 갔던 하상원(24, 요셉)씨는 강원 화천의 한 부대에서 군 복무를 했다. 군사분계선 근처의 산악 지역이었기 때문에 공소 하나 찾아보기 어려운 곳이었다.


 
군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주일학교 교사를 할 정도로 신앙생활을 활발하게 하던 하씨는 자대 배치를 받은 이후 한 번도 미사에 참례하지 못했다고 했다. “군종 신부님이 근처 사단에 계시다고는 들었는데 저희 부대에 오셔서 미사를 주례하시거나 저희가 가는 일이 없었어요. 목사님은 저희 부대에 상주해 계셨고 법사님은 가끔 들르곤 했는데 신부님은 뵌 적이 없네요.”

군종 사제는 주로 사단급 이상에만 배치되기 때문에 전군을 담당하지 못한다. 현재 천주교 군종교구에는 100여 명의 군종 사제가 육ㆍ해ㆍ공군, 해병대에서 사목하고 있다. 군인성당과 공소는 전국에 200여 곳이다. 개신교에서 260여 명의 군종 목사가 있고 교회는 1000개가 넘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런데 정작 사회에 있을 때보다 사제 역할이 더 중요한 곳이 군대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 체력이 바닥났을 때, 공동체 안에서 갈등 상황에 놓였을 때 신부님께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 싶었어요. 조용한 성당에 들어가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기도 했고요.” 하지만 하씨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이 날 때 바치는 묵주기도, 그리고 어디선가 들었던 말처럼 주일미사 대신 바치는 주님의 기도 는 서른세 번뿐이었다.



“군종병으로 복무하면서 신앙의 기쁨 느껴”

군대생활이 신앙생활의 전환점이 된 경우도 있다. 늦깎이 군인으로 입대한 신현호(31, 요셉)씨는 군대에 있으면서 신앙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군종병으로 복무하면서 신부님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어요. 군대에 들어가기 전에 몇 년 동안 냉담을 했는데 군대에 있으면서 미사 전례를 돕고 신부님과 대화도 많이 하면서 신앙생활이 풍요로워졌습니다.”

신씨는 강원도 철원의 한 신병교육대에서 조교이자 군종병으로 복무하면서 어느 때보다 신앙에 흠뻑 빠져 지냈다.

“신병교육대에 있다 보면 군대에 처음 들어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많이 보게 돼요. 그럴 때 종교가 큰 힘을 발휘합니다.”

한 번은 교육대에 들어온 신병이 일주일 만에 10여 차례의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다. 음악을 전공하던 신병에게 군대는 잠시도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든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신씨는 신부님과 함께 신병을 자주 성당으로 데려왔다.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여서 성당에서 자주 피아노를 치게 했어요. 옆에서 노래도 같이 부르곤 했죠. 그러면서 그 친구는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두 달 교육 기간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신씨는 종교 활동이 활발한 신병교육대가 군 복음화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대에서 세례 받았지만 신앙생활 이어가기 쉽지 않아”
 
 
군대에 들어와서 신자가 된 한태성(24, 이냐시오)씨는 성당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던 곳’으로 기억했다. 논산 훈련소에서 4주 동안 주일 미사에 참례한 후 세례를 받은 것은 성당에서 느꼈던 편안함과 자유로운 분위기의 영향이 컸다. 말 한마디 함부로 하기 어려운 생활관에만 있다가 성당에 와서 큰 목소리로 성가를 부를 때면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씩씩하고 재치가 넘치는 군종 신부에게서는 큰 위로를 받았다.

하지만 강원도 춘천의 한 부대로 자대 배치를 받고 난 뒤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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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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