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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성월- 하늘로 띄우는 편지] 세월호 희생자 박성호(단원고 2년) 누나 박보나씨의 편지

네가 준 소명, 주님의 일 꼭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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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성호군과 첫째 누나 박보나, 둘째 누나 박예나(왼쪽부터)씨가 어릴적 함께 찍은 사진.

사랑하는 성호에게



성호야, 잘 지내니? 정말 보고 싶다. 너를 못 본 지 벌써 200일이래. 요즘 들어 참았던 눈물도 더 쏟아지고, 네가 더 그립고 보고 싶어.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영영 긴 여행을 떠나 누나, 엄마, 아빠, 할머니보다 빨리 주님 곁에 가 있다는 게 아직도 안 믿겨. 집에 가는 길에 항상 네가 마중 나와줄 것만 같아. 밥은 먹었는지, 언제 오는지, 평소처럼 네 생각을 하는데 어딜 가도 네가 없어서 너무 아프다.

성호야, 그곳은 어때? 주님과 성모님 사랑 많이 받으며 행복하게 잘 있는 거지?

분명 주님께 사랑 가득 받으며 친구들과 선생님, 어른들과 맛있는 천상양식도 많이 먹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거라 믿고 있어. 그런데 네가 우리를 걱정할까 봐 걱정돼.

성호야, 누나도 예나 누나, 성은이, 엄마, 아빠도 너의 친구들도 잘 지내고 있어. 아니, 잘 지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그리고 네가 만나게 해준 참 좋은 사람들 덕분에 매일 힘을 얻고 있어.

아직도 많은 사람이 우리를 오해하고, 비난하고, 아프게 하고, 나쁜 짓도 많이 하지만 예수님을 닮으려고 노력했던 너처럼 누나도 예수님을 닮고, 따르려고 노력할게. 네가 준 소명, 주님이 시키신 일들 꼭 해낼게.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게.

성호야, 아직 아무것도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많이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아주 멋지고, 귀한 선물이었는데 그걸 이제야 깨달았어. 정말 미안해.

너와 함께한 시간보다 너 없이 살아갈 날이 많다는 게 너무 아프고 힘들어.

네가 못 해본 것, 하고 싶었던 것 네 몫까지 누나가 다 하고 갈게. 꼭 자랑스러운 누나, 멋지고 훌륭한 어른으로 너를 만나러 갈게!

만나면 많이 보고 싶었다고, 네가 제일 멋지다고, 사랑한다고 많이 말하고, 많이 안아주고, 못 해준 거 다 해줄게!

누나 가면 꼭 다시 마중 나와줘~ 친구들과 다 같이 마중 나와줘, 성호야.

사랑하는 성호야, 마지막 순간까지 묵주를 손에 꼭 쥐고 있던 너처럼 항상 너를 생각하고, 기억하며 기도할게.

기도할 때면 꼭 누나를 만나러 더 가까이 와주렴.

그리고 성호야, 가족들과 친구들이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게 하느님께 기도드려줘.

아직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 선생님, 어른들 어서 빨리 만날 수 있게 기도해주렴.

멋있고, 착하고, 듬직한 내 동생 성호야, 꼭 만나자. 항상 고맙고, 사랑해!♥



너를 많이 사랑하는 보나 누나가



박보나(보나,

수원교구 선부동성가정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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