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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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하느님의 선물, ‘공안국 신부님’ / 최인각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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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진 나뭇가지 속에서 참매미가 ‘맴 맴 맴 맴 매~앰’하고 신나게 노래하고 또 불러 댑니다. 그리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고추잠자리들이 푸른 하늘과 운동장을 날아다니며 4차원의 곡예를 벌이는 듯 기분 좋게 놀고 있고요. 들판의 곡식과 과일들은 무더위와 뜨거운 햇볕 속에서도 기꺼이 알찬 열매를 영글게 하는 법을 터득(지혜를 발휘)하여, 오곡백과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교정을 거닐다가, 학교 설립자 신부님 동상 밑에 새겨진 ‘안토니오 뒤도네 공베르’(한국명 공안국)라는 신부님의 이름이 들어왔습니다. 안토니오는 세례명, 뒤도네는 이름, 공베르는 성입니다. 순간 무릎을 ‘탁’ 쳤습니다. 신부님의 이름 ‘뒤도네’(Dieudonne)가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공안국 신부님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선물이라 여겼었는데,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신부님은 ‘하느님의 선물’이셨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더 흥분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면서 신부님의 삶을 다시금 들여다보았습니다.

신부님의 가정은 하느님을 중심으로 살았습니다. 신부님은 1875년에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 죠세프 공베르와 어머니 마리아 라콩브 사이 17남매 가운데 두 번째로 태어났습니다. 주어진 자녀를 모두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여 자녀를 낳은 그러한 부모 밑에서, 생명의 하느님을 섬기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신부님의 17남매 중 9명이 살아남았고, 그중 4명이 사제가 되었고, 3명의 자매가 평생 동정녀로 살았습니다. 가족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성소)을 선물로 받아들여, 기꺼이 성소자로 봉헌하고, 봉헌된 그 삶을 성실하게 사셨던 가족들이며, 신부님이셨습니다.

신부님은 안성 지역에 포도와 양잠 및 신식 농사법을 전해주시어, 삶에 지친 이들에게 맛난 포도와 과일, 미사 때 쓰는 포도주, 따뜻한 의복의 재료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구국정신과 천상 시민교육을 위해 안법학교를 세우셨습니다. 또한, 당시 3·1운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다른 선교사들과는 달리, 독립 만세 운동에 참여하여 고통 받는 이들을 도와주셨고, 심한 가뭄으로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해 배고파하던 사람들을 가엽게 여겨, 본국 프랑스에서 원조 받은 돈으로 만주에 가서 곡식 700석을 사다가 나눠주셨습니다.

신부님은 30년 동안 안성에서 헌신적으로 본당 사목과 교육 사업을 하셨고, 이후 서울 대신학교에서 사제양성에 몰두하십니다. 그러다가 6.25 전쟁 때에 체포되어 북한으로 끌려가 1950년 11월 12일 중강진에서 순교하십니다. 신부님은 사제 생활 50년을 남한에 하느님 나라를 선물하기 위하여 애쓰셨고, 마지막에는 북한에서 당신의 전부를 선물로 내어주셨습니다.

저는 어느새, 모진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의 선물 다발을 선사하셨던 공베르 신부님께 매료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하느님의 선물들을 묵상하며 나누고자 합니다. 함께 하시어 하느님의 선물을 충만히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최인각 신부 (안법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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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9-08-1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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