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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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구 ‘디딤길’ 성지순례하고 축복장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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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시기를 맞아 성지로 발걸음을 옮기는 신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날씨가 점점 포근해지는 요즘은 성지순례를 하기에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저 성지를 방문하는 순례도 좋겠지만, 이번 사순 시기는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고, 신앙선조들을 기억하면서 걸어서 순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교구의 성지순례길 디딤길을 소개한다.

■ 교구 도보순례길, 디딤길

디딤길은 2011년 당시 교구 청소년국이 도보순례연구팀을 통해 교구 내 14개 성지를 이은 교구 도보순례길이다. 기도의 발걸음을 통해 신앙선조들의 신심을 되새기고 하느님께 꾸준히 다가간다는 뜻을 담아 ‘디딤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초기에는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위해 개발된 길이지만, 남녀노소 모든 신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급됐다.

무엇보다 ‘걸어서’ 순례할 수 있는 길로 의미가 크다. 그리스도교의 순례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걷고자 예루살렘을 찾은 데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역시 도보순례길이고, 세계의 가톨릭 청소년·청년들이 모이는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에도 참가자들이 폐막미사 장소까지 걸어서 순례하는 전통이 있을 정도로 도보순례는 그리스도교 순례의 정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딤길은 교구 내 14개 성지를 잇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교구청에서부터 수리산성지-손골성지-남한산성성지-구산성지-양근성지-천진암성지-여주성당-죽산성지-어농성지-단내성가정성지-은이성지-미리내성지-요당리성지-남양성모성지-왕림성당-수원성지를 거쳐 가는 경로다. 교구 내 성지를 둥글게 잇는 이 모든 구간을 걸으면 약 410㎞에 달한다.

그러나 카미노 데 산티아고처럼 한 번에 며칠에 걸쳐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걷는 코스는 아니다. 주말 등을 활용해 평균 20~30㎞가량의 코스를 당일에 걷고, 후에 이어서 걸을 수 있도록 17개 구간으로 나눴다. 꼭 교구청부터 순서대로 순례하거나 한 방향으로만 순례하지 않아도 괜찮고, 한 코스도 시간이나 체력에 따라 중간까지 걷고, 해당 지점부터 다시 이어 걸어도 된다.

■ 순례도 하고 축복장도 받고

교구 성지위원회(위원장 최진혁 세바스티아노 신부)는 지난해 11월 논의를 통해 올해부터 다시 교구장 명의의 ‘디딤길 성지순례 축복장’을 발급하기로 결정했다. 2018년 새로운 대리구제를 시작하면서 교구 편제가 개편됨에 따라 중단됐고,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면서 재개되지 못했던 ‘디딤길 성지순례 축복장’ 발급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디딤길 성지순례 축복장을 받으려면 디딤길 코스를 완주하고 「디딤길 순례수첩」에 각 성지 도장을 찍으면 된다. 램블러(ramblr) 앱이나 사진 등으로 도보순례 기록을 인증하면 더 좋다. 다만 차량이나 자전거 등의 교통수단이 아닌 도보로 순례해야 한다.

「디딤길 순례수첩」은 교구 내 각 성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성지위원회는 9~10월경 본당별로 완주자 명단을 받아 각 본당을 통해 축복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디딤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공동체가 함께 도보순례를 하면 얻는 기쁨도 크다. 또 도보순례 초심자의 경우 순례길을 찾거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디딤길팀과 함께 디딤길을 순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지위원회 산하 디딤길팀(팀장 이덕종 알베르토, 영성지도 김유곤 테오필로 신부)은 3월 2일부터 매월 2·4째주 토요일 도보순례를 운영하고 있다. 디딤길팀 봉사자, 다른 도보순례자들과 함께 도보순례를 2년간 따라 걸으면 디딤길의 모든 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 디딤길팀 도보순례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디딤길 네이버카페(cafe.naver.com/didimgil)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10-5953-1702 디딤길팀(문자만 가능)


■ 디딤길팀 이덕종 팀장 인터뷰

“도보순례는 삶의 힘 얻는 기도이자 피정입니다”

“저는 도보순례를 ‘발걸음기도’라고 부릅니다. 성지를 순례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기도가 되고 피정이 됩니다.”

디딤길팀 이덕종 팀장(알베르토·62·제1대리구 오산본당)은 “디딤길 도보순례는 복잡한 삶 한가운데서 치유를 얻고 힘을 얻는 피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팀장이 디딤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21년 코로나19로 많은 신앙활동이 중단된 상황 속이었다. 처음에는 장거리를 걷는 것이 힘들었지만, 어느샌가 디딤길의 매력에 푹 빠진 스스로를 발견했다. 무엇보다 디딤길을 걷는 일이 신앙생활뿐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주는 활동이 됐다.

특히 이 팀장은 “산티아고보다도 디딤길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보통 특별한 기간을 정해 그 안에 완주하는 방식으로 순례한다.

그러나 디딤길은 일상 중에 시간을 내서 차근차근 순례를 이어나간다. 이렇게 조금씩 순교자들과 함께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삶도 함께 변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분들이 안전하게 도보순례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매월 2회 운영하는 도보순례도 이런 활동의 일환입니다.”

디딤길팀은 초창기에는 디딤길을 새로 개발하는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지금 있는 코스를 잘 관리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답사를 다니며 디딤길을 표시하는 안내 리본을 묶기도 하고, 길이 바뀌거나 주변 환경에 따라 기존코스를 수정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신자들을 초대해 함께 도보순례를 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디딤길에 함께하길 바라서다.

“많은 분들이 디딤길을 통해서 우리 교구를 살아간 순교자들의 신앙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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