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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 80장면] (61) 범교회적 ‘금 모으기’ 운동

“장롱 속 금 모아 외환 위기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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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신문 1998년 1월 18일자 1면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종교단체 대표와 1백6개 시민 소비자 종교 농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외채 상환 금모으기 범국민 운동이 1월 12일 본격 가동됐다. 김수환 추기경과 송월주 스님, 서영훈 우리민족서로돕기상임대표 한국 소비자연맹 정광모 회장 노동계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명동 YWCA 강당에서 외채 상환 금모으기 범국민운동 발대식을 갖고 장롱 속에서 사장되고 잇는 금을 모아 국가 외환 위기를 극복하자는 운동에 돌입했다.”(가톨릭신문 1998년 1월 18일자 1면 중에서)

신자들의 열띤 참여

1997년 말 한국은 IMF 경제위기에 빠져들고 누구 할 것 없이 고통스런 터널을 지나왔다. 교회는 가차 없이 진행되는 구조 조정과 해고의 칼바람 속에서 신음하는 국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쉼터, 봉급나누기, 무료급식, 구직알선, 결식아동 돕기, 실직자 가정 결연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교회가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교회가 파탄위기에 처한 국가 경제난을 극복하자는 적극적 선택에 나섰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각 교구는 최근 경제난 극복을 위한 노력으로 고급 스포츠와 해외여행의 자제, 과소비 근절, 우리 상품 애용 등을 촉구하는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마련, 전교회 차원의 경제난 극복운동에 돌입했다. … 신자들의 동참 또한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가톨릭신문 1998년 1월 11일자 1면 중에서)

70, 80년대를 거쳐오면서 교회는 민주화의 현장에서 국민들과 고통을 나눴다. 이제 교회는 나락에 빠진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또한 직장을 잃고 집을 잃은 이들과 아픔을 나누어야 하는 시대적 요청을 받았다.

김추기경을 비롯해 종교계 전체와 시민단체의 지도자들에 의해 제안된 ‘외채상환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장롱 속에 깊숙이 묻어뒀던 소중한 금붙이들을 모두 꺼내졌고 이는 국가의 경제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됐다.

금모으기 운동은 교회 안에 일파만파로 확산돼 각 본당에서는 뜨거운 애국심으로 금모으기에 나섰다. 가톨릭신문 1998년 2월 15일자에는 각 본당의 이러한 뜨거운 열기를 모아 보도했다.

“서울대교구 명동본당과 서초동본당은 2월 8일 하룻동안 본당 차원의 금모으기 행사에 각각 나서 1천3백여 신자들의 동참 속에 총 6.19kg의 금을 모았다. 이날 하룻동안 이뤄진 금모으기 행사에는 농협과 주택은행 직원들이 참여, 금 접수에 나섰으며 본당 인근의 지역 주민들도 함께 동참하는 등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각 교구에서는 신자들의 근검 절약, 과소비 자제를 호소하는 교서들을 발표했고 한국평협은 경제 난국 극복을 위한 구체적 실천 지침을 발표해 가정과 본당, 일터와 학교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지침들을 제시했다.

교구와 교회 지도층의 의지와 결의는 각 일선 본당에서도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로 이어졌다. 수원교구 송탄 본당이 실시한 ‘실직자들을 위한 사랑의 봉급 나누기’도 확산됐다. 명동성당 ‘평화의 집’을 비롯해 실직자 쉼터가 곳곳에 설치됐다.

교회가 모든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사는 아니지만, 민족의 고통을 함께 하는 일은 지역 교회가 부여받는 가장 큰 소명 중의 하나였다.

경제 위기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불의한 사회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는 복음적 소명에 입각해 영적인 구원 뿐만 아니라 세속적이고 물적인 구원의 움직임도 함께 요구되고 있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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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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