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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 80장면] (62)명동성당 축성 100주년

“민족의 양심, 지성 지켜온 신앙의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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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성하께서는 명동대성당이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보호하심 안에서 1998년 5월 29일로 축성 100주년을 맞이하게 됨을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성하께서는 그 옛날 신자들이 김범우의 집에서 기도 모임을 가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서울대교구의 신자들에게 끊임없이 커다란 은총을 베풀어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셨습니다. 이들의 놀라운 증거는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내어놓을 정도였으며, 이에 힘입어 한국의 교회가 오늘날 그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명동대성당은 서울대교구의 영적, 전례 생활의 중심입니다. 100년의 세월을 머금은 이 건물이야말로 산 들보(1베드로 2,5), 지어진 하느님의 건물(1고린 3,9)로서의 교회를 상징합니다. 교황 성하께서는 또한 명동대성당의 축성 100주년이 복음화라는 교회의 사명에 새롭게 헌신하는 기회가 되기를 가슴 깊이 희망하셨습니다.”(가톨릭신문 1998년 6월 7일자 1면 중에서)

한국 민주화 운동의 성지

1998년 5월 2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은 축성된지 한 세기를 지내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 때마침 당시 한국 교회 유일의 김수환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 착좌 30주년을 맞아 이를 함께 기념하는 미사가 거행됐다.

명동성당은 국가 사적 제258호, 종탑 45m, 길이 69m, 너비 28m의 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어 1898년 5월 29일 한국교회의 주보인 원죄 없이 잉태하신 성모 마리아를 본당 주보로 축성식을 가졌었다.

이날 100주년 경축 미사에서 김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명동성당은 격동의 근현대사를 통해 신앙을 꽃피운 믿음의 성전이요, 가난한 이들에게는 용기와 위로를 주는 터전이었다”고 회고하고 “이 사회를 지키는 등대로서의 역할을 언제나 하였는지 항상 반성하며 세상 안에서,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성당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가톨릭신문은 이에 앞서 명동성당에 대한 특집을 2회 연속으로 마련하고 한국교회 신앙의 터전으로서 그리고 60년대를 거쳐 70, 80년대 격동의 근현대사를 지나오며 민주화의 성지, 사회 정의의 최후의 보루로서 기능했던 명동성당의 지나간 발자취를 기억했다.

가톨릭신문은 이 기사에서 명동성당을 일러 “신앙 자유의 상징으로, 일제와 독재에 맞서 우리 민족의 양심과 지성을 지켜온 최후의 보루로 100년을 살아왔다”며 “세월의 주름보다 시대의 고뇌와 민족적 아픔의 상처를 더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명동성당은 한국 사회 민주화 운동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70년대 중반 이후 교회가 부정 부패와 사회 부조리 척결, 독재 정치의 억압에 대한 저항 등에 앞장서면서 명동성당은 각종 집회와 모임이 열리는 장소가 됐다.

이듬해인 1976년 일명 ‘3.1 명동사건’, 곧 ‘민주 구국 선언문 사건’으로 가톨릭과 개신교의 성직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인사들이 구속됐고 이때부터 명동성당은 민주 항쟁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았다.

이어 1974년 발족한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활동을 비롯해 각종 평신도 운동, 노동자 및 농민 운동 또한 대부분 명동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1974년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 1977년 함평 농민회 사건, 1978년 동일방직 사건, 1979년 안동 농민회 사건 등 매년 수많은 굵직한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이어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과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 폭로, 마침내 6.10 집회 등 명동 성당은 80년대 내내 민주화 운동의 산실이 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오면서 명동성당은 교회 안에서는 신앙의 요람으로, 사회 안에서는 암울한 시대를 헤쳐나가는 국민들의 간절한 민주화와 사회정의구현을 위한 성지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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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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