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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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17.여덟번째 가정-부산 가야 이봉학 할아버지(하)

"집이 환해지니 좋은 일만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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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 전후 변화된 화장실과 큰 방 모습(사진 위).
가야본당 박유식 주임신부가 공사를 마친 이봉학 할아버지 집을 축복하고 있다.
 
누수 심각했던 벽, 방수공사로 곰팡이 제거
떠돌던 아들 집으로… 새 집서 건강 회복을


“전에는 컴컴하고 곰팡이 냄새가 심해 집에 들어오기 싫었는데, 이젠 집에만 있고 싶네요.”

부산 경남지역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 첫 주인공이 된 이봉학(도마·72) 할아버지는 하얗고 깔끔하게 변한 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하루종일 햇볕이 비치는 침대에 누웠다 앉았다 하며 행복해 했다.

5월 4일 부산시 부산진구 가야 3동 산 28번지 이봉학 할아버지 집에서는 가야본당 신부, 수녀, 신자들, 이웃 주민들이 모여 공사 완공을 기념하는 축복식이 거행됐다.

축복식을 주례한 가야본당 주임 박유식 신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뜻 깊은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이 부산 가야본당에서 처음 실시돼 기쁘다”면서 “가야본당 신자들은 그동안 보여준 봉사와 사랑정신처럼 앞으로도 이할아버지를 고독하지 않게 잘 돌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할아버지 집을 찾은 신자들과 이웃 주민들은 말끔히 수리된 집을 둘러보며 놀라움과 축하의 말들을 쏟아냈다. 정말이지 2주 전만 해도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했던 할아버지의 집이 아담하고 밝은 ‘화이트 하우스’로 변해 있었다.

무엇이 변했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핫플레이트(hot plate·전기나 가스를 열원으로 하는 가열기)다. 세정건설은 과거 가스레인지 불에 음식을 올려놓고 깜빡 잊어버려 큰 화재가 발생할 뻔한 적이 많았던 할아버지를 위해 핫플레이트를 설치, 화재로부터 안전하게끔 배려했다.

또 당뇨와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병원갈 때를 제외하곤 대부분 집 안에서 지내는 점을 고려해 28인치 새 텔레비전과 침대를 놓았다. 할아버지는 “집에 혼자 있으면 텔레비전이 유일한 말동무인데, 이렇게 크고 좋은 텔레비전 동무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세정건설은 언젠가 늘어날 새 식구를 위해 곳곳에 수납공간을 확보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으며, 창고문 같았던 낡은 쇠 현관문을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격자무늬 미닫이문으로 교체하고, 집 전체에 누수와 햇볕이 들지 않아 곰팡이로 가득했던 벽에 전면 방수공사를 실시하는 한편 집 곳곳에 창을 많이 만들어 햇볕이 잘 들도록 배려했다.

또 10년 넘게 쓴 벽지와 장판을 교체 했고, 싱크대 설치, 미끄럼 방지 타일로 시공한 화장실 바닥과 수세식 변기, 방문 교체, 2층 다락방과 연결하는 계단 페인트 공사,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전기 공사 및 낡은 전선·전등 교체 등의 공사를 실시했다.

세정건설 관계자는 “누수로 집 전체에 곰팡이가 심해 방수공사에 가장 주력했다”며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께서 새로워진 집에서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웃 보살핌에 외롭지 않아

“마음을 곱게 쓰셔서 복 받으신 거에요.”

이할아버지의 이웃들은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긴 것이 평소 그가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과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어려운 살림 가운데서도 이웃 돕기를 생활화 했다. 특히 이웃에 초상이 나면 열 일 제쳐두고 초상집으로 달려가 제 일처럼 도왔다. 이런 선행 덕분에 몸이 불편한 요즘 이웃들의 크고 작은 도움이 줄을 잇고 있다.

할아버지에게 기쁜 일이 또 생겼다. 그토록 바라던 아들과 함께 살 게 된 것이다. 그동안 할아버지의 병원 치료비를 감당하느라 갖은 고생을 겪다 결국 빚에 쫓겨 밖에서 떠돌던 작은 아들이 곧 집으로 돌아와 할아버지와 함께 살기로 했다. 할아버지는 ‘이제 아들에게 좋은 인연이 생겼으면…’하는 마음도 조심스레 가져 본다.

거동이 불편해 혈액 투석을 위해 이틀에 한 번 병원에 가는 것 이외에는 바깥 외출이 없는 할아버지는 주일미사도 봉헌하지 못한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딱한 사정을 안 가야본당 박유식 신부가 한 달에 한 번 사목 방문을 가지며 신앙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돕고 있다. 또 매주 본당 신자들이 할아버지 집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밀린 집안 일도 도와 주고 있어 결코 외롭지 않다.

정기적으로 이 할아버지 집을 찾아 도움을 주고 있는 한 신자는 “이번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은 어려운 이웃에게 삶의 빛을 전하는 일”이라며 “가난한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훌륭한 기업들이 앞으로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박기옥 기자 tina@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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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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