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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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1주년 특별기획 무료진료사업] 치아 치료 받은 엄춘옥씨

''''고통받는 이웃에 사랑의 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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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 메트로 노치과 노희석 원장이 엄춘옥(왼쪽)씨와 대모 장순선씨에게 앞으로 치료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 평생 소원이던 치과치료를 받고 있는 엄춘옥씨.
 
윗니도 없이 10년 넘게 물에 말아서 식사
4~5회 치료… 송곳니 이용 틀니 만들 계획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렸다”(사도 9,19)
음식 먹는 것이 불가능했다. 윗니가 거의 없다. 음식을 씹을 수 없으니 맛도 느낄 수 없다. 엄춘옥(마리아·55·전주교구 여산본당)씨는 그렇게 10년 넘게 밥을 씹어 먹지 못했다. 물에 말아서 김치 조각을 곁들여 ‘후루룩’마시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남들처럼 임플란트나 틀니 치료는 꿈도 꾸지 못했다. 한 달 생활비는 정부에서 기초생활수급권 대상자에게 나오는 월 30여 만원이 전부. 일을 해서 치료비를 마련할 수도 없었다. 엄씨는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이다. 판단과 동작이 느리고, 손놀림도 자연스럽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밭 한 고랑을 맬 때, 그 3분의 1도 채 따라가지 못한다.
먹는 것이 부실하다보니 몸도 망가졌다. 최근에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관절염도 심하다. 또 허리 통증도 심해 30분도 채 앉아있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걸음걸이도 불안정해, 조금만 길이 나빠도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일쑤다. 걸을 때도 통증 때문에 손이 저절로 허리에 닿는다.
살고 있는 집도 치아와 몸을 닮았다. 남이 버려두고 떠난 농촌 빈집 중 그나마 쓸 수 있는 집을 수리해 몸을 의지하고 있지만, 기름값이 부족해 추운 겨울을 맨몸으로 혼자서 이겨내고 있다. 술로 세월을 보내던 남편은 7년 전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
그렇게 외롭게 하루하루를 버티던 엄씨가 천사와 함께 천사를 찾았다. 평소 생활을 돌보아 주던 대모 장순선(벨라뎃다·71)씨와 함께 무료진료사업 치과부분 참여 병원인 명동 메트로 노치과의 노희석(힐라리오) 원장을 2월 6일 찾은 것.
“윗니 중에 송곳니 2개 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앞으로 4~5회 정도 치료를 통해 그 송곳니 2개를 이용해 틀니를 만들면, 앞으로 식사를 하시는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노 원장은 2월 중에 모든 진료를 마칠 계획이라고 했다. 진료 때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불편을 덜기 위한 배려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야 제대로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동행한 장순선씨가 의사 표현이 잘 되지 않는 엄씨를 대신해 노 원장에게 연신 허리 굽히며 인사 한다. 그 인사에 노 원장이 답했다. “모태신앙이긴 하지만 그동안 교회와 함께하는 일에는 늘 부족했습니다. 이렇게 교회와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들과 늘 함께 하겠습니다.”
또 한명의 어려운 이웃이 “음식을 먹고”(사도 9,19) 기운을 차릴 수 있게 됐다.

▨ 명동 메트로 노치과 : (02)3789-2882
▨ 논현동 여러분 병원 : (02)517-0770
▨ 무료 진료 신청 및 문의 : 가톨릭 신문사 02-778-7671~3

우광호 woo@catholictimes.org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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