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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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1돌] 평화가 흐르는 가정-입양 가정 이야기

그 손 ''꼬옥'' 잡아주면 사랑의 가족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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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은 또 다른 가족.` `가슴으로 낳은 자식 사랑`도 `배 아파 낳은 자식 사랑`과 다를 바 없다. 비록 입양으로 맺어진 가족일지라도 핏줄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 관계보다 더 끈끈하다. 평화신문 창간 21돌 특집으로 10일 성가정 입양원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난 입양 가족의 행복 이야기를 들어본다.

"늦둥이 아들 환희 재롱에 행복 느끼죠"- 정형규ㆍ김정현씨 부부

    정형규(요셉, 51)씨는 퇴근 후 현관에 들어서면 아들 환희(5)부터 찾는다. 지난 2005년 아들 환희를 얻은 후로 집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늦둥이 아들의 재롱에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듯 새록새록 사는 재미를 느끼며 살기 때문이다.
 "아빠를 가장 잘 따르는 환희가 재롱을 부릴 때는 물론이고 말썽을 부릴 때조차도 사랑스럽기만 하다"고 웃음 짓는 정씨.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누나들과 아옹다옹하며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는 환희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처음 환희를 본 순간 `아! 이 아이가 내 아이구나`라는 필(feel, 느낌)이 왔어요."
 이게 무슨 소리? 낳는 순간이 아니라 보는 순간이라니?
 환희와 정씨 부부는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가족이다. 부부는 국내입양 전문 기관인 성가정 입양원을 통해 환희를 입양했다.

 
▲ 늦둥이 아들 환희에게 자전거를 태워주며 함께 놀고 있는 정형규씨
 

"막내 덕분에 웃음이 넘쳐요" 
공개입양
…형 누나들도 동생 환희 많이 아껴줘

 "아이들이 웬만큼 성장하면 늦둥이를 하나 낳아 키우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 있어 막내딸이 대학에 가면 입양을 하자고 아내와 입버릇처럼 얘기해 왔죠."
 정씨의 아내 김정현(수산나, 53)씨는 성가정 입양원에서 입양 가기 전까지 아기를 잠시 맡아 돌봐주는 `사랑의 부모`를 하면서 생후 6개월 된 환희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입양원에 봉사를 다닐 때부터 유난히 눈에 끌리는 아이였다.
 정씨는 "아무래도 환희는 우리 가족이 될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가 환희를 잠시 돌봐주기 위해 집에 데려오던 날, 그 역시 목에 착 감기듯 안기는 환희에게 흠뻑 빠지고 말았다. 큰 아들(28)과 24살, 23살 된 두 딸도 부모님이 나이 들어 갓난아이를 데려다 키우느라 고생하실까 염려돼 처음엔 만류했으나 `대학은 우리 힘으로 보내겠다`며 환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흔쾌히 동의했다.
 연극을 하는 큰 아들 정당희(미카엘)씨는 지난해 말 자신의 막내 동생을 소재로 한 연극 `환희야`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동생을 입양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입양의 의미, 또 입양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낸 연극이다. 특히 사전적 의미인 혈연관계를 뛰어 넘은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했다.
 "환희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동생이지만 우리 집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됐어요. 환희가 웃으면 우리도 웃고 환희가 울면 우리도 울죠. 동생을 입양하면서 오히려 가족이 더 가까워지고 사랑하게 됐어요."
 "환희는 형을 닮아 예능에 소질이 있고, 운동신경도 남다른 것 같아요." 정씨는 여느 아빠들처럼 자식자랑에 열을 올린다.
 "환희를 보면 우리 큰 아들 어릴 적 모습과 꼭 닮았어요. 육식을 좋아하는 식성이나 성격,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안쪽으로 휜 것까지 삼부자가 꼭 닮았지요. 내가 낳았는지 안 낳았는지 이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정씨 부부는 주위 사람들에게 숨기지 않고 환희를 공개 입양했다. 환희가 자라면서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릴 생각이다.
 "늦둥이를 낳은 거라고 생각할 뿐 대단한 일을 한다고 여긴 적은 없어요. 입양하는 순간 내 자식이 된 것이 아닙니까." 서영호 기자


17일 차이 쌍둥이 온유와 치유 이야기-진명숙씨 가정

10살짜리 아들 온유와 치유는 17일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다. 어느 부모나 그렇겠지만 이 두 아이는 진명숙(쟌다르크, 42)씨에게 삶의 이유다. 다른 게 있다면 이 아이들을 배 아파 낳은 게 아닌 마음 아파 낳았다는 사실.
 1992년 결혼 후 10년 가까이 아이를 갖지 못했던 진씨 부부는 2001년 3월, 생후 11개월 된 아들 온유를 입양한 데 이어 5개월 뒤 온유와 생일이 17일 차이가 나는 치유를 입양했다.
 처음부터 쌍둥이를 입양하길 원했으나 쉽지 않아 온유를 먼저 입양했던 진씨 부부는 온유의 돌잔치 후 성가정 입양원을 방문했다가 운명처럼 치유를 만났다. 오래도록 입양을 못 간 아이들 중에 유독 치유가 진씨의 눈을 잡아 끌었다.
 "당시 저희가 맞벌이 부부라 입양원에서 동갑내기 두 아이를 동시에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하더군요. 하지만 온유를 키워 보니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렇게 온유가 집에 온 지 다섯 달 후 제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치유를 입양했습니다."
 지금은 입양홍보에 관한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가는 진씨도 예전에는 입양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결혼 후 3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자 진씨는 불임클릭닉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고 인공수정도 해 보자고 남편을 설득했다. 그러나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자란 남편 문재승씨는 교회 가르침과 어긋나는 인공수정 대신 뜻밖에 입양을 제안했다.
 진씨는 "그래도 내 뱃속으로 아이를 낳고 싶다는 고집을 버리기까지 맘 고생이 심했다"고 고백했다. 머리로는 `입양을 해야지`하면서도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웠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이 서른 다섯이 넘어가자 점점 불안해졌다. `노산은 위험하다는데…, 장애아를 낳을 가능성도 높다는데….`
 결국 입양을 결심했고, 온유와 치유는 집안의 보물이 됐다.
 "떨리고, 설레고, 고맙고…. 아이를 집에 데려오기 전부터 아기방 벽에 알록달록 띠벽지를 붙이고 창문에 예쁜 스티커를 붙이면서 온유를 만날 생각에 잠이 오질 않더군요."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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