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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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주신 해맑은 미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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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신문이 2001년 1월부터 전개하고 있는 사랑 나눔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에는 매주 `작은 사랑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하지만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던 이웃, 인큐베이터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어린 생명, 암이 재발해 죽을 고비를 맞았던 사람 등 많은 이들이 독자들 사랑으로 삶의 희망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얼굴도 모르는 자신들을 위해 이렇게 많은 분이 도와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고마움에 눈물까지 글썽였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남긴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 방식은 `사랑이…`에 참여해준 독자 여러분과 같은 작은 나눔이 아닐까. 평화신문 창간 21돌을 맞아 다시 찾은 그들은 독자 여러분의 사랑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1Kg 미숙아로 태어나 중환자실서 생사 고비
직장 잃었던 아버지 김씨는 용기, 직장 찾아
독자들 사랑에 한 생명 한 가정 다시 일어나



 
▲ 미숙아로 태어난 아들 미카엘과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김태진, 최희정씨 부부.
 

"어머나, 아기가 뒤집었다! 아이고 잘한다, 까꿍~"
 지난해 10월 말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 안에서 생명이 위독했던 미카엘(김원중)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자(제999호)에 소개된 미카엘은 이제 눕혀 놓으면 `뒤집기 쇼`(?)도 할 줄 안다. 엄마 최희정(라파엘라, 23, 서울 등촌1동본당)씨와 아빠 김태진(안토니오, 34)씨 입가엔 어느새 함박꽃이 활짝 핀다.
 "여보, 오늘은 원중이가 옹알이를 많이 했는데, 뭐라고 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근데 아빠보고 웃는다. 아빠 보고 싶다고 한 것 같은데?"(희정씨)
 "아, 그랬나 보네? 아들, 침 좀 그만 흘려~ 아빠 손 지지. 얘 배고픈가 봐 젖병 좀 줄래?"(태진씨)
 김씨 부부는 어렵게 살아난 아들이 대견스럽고 고맙기까지 하다. 인큐베이터에서 건강해지기를 기도하며 눈물짓던 부부의 얼굴에 얼마 전부터 화색이 돈다.
 아빠는 아들이 얼마나 보고 싶은지 퇴근하자마자 곧장 집으로 달려온다. 해맑은 미카엘의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싹 가신다. 6개월짜리 귀여운 아들 앞에서 부부는 시간가는 줄 모른다. 저녁식사 시간도 놓치기 일쑤다.
 미카엘은 지난해 12월 29일 2.5㎏을 넘어서면서 퇴원했지만, 병원에서 달아준 산소포화도측정기와 심장박동기는 한동안 떼지 못했다. `삐삐삐…`하고 큰 경보음이 울릴 때마다 부부는 늘 초긴장 상태였다. 아기가 숨을 잘 못 쉬면 여지없이 경보음이 울렸다. 그렇게 두 달. 미카엘은 현재 하루에 분유 80㎖를 7~8번 먹을 정도로 건강하다.
 출생 당시 1.09㎏의 몸무게에 성인 남자 손보다 조금 큰 25㎝에 지나지 않았던 아기. 태어났지만 엄마 품에 한 번 안겨보지 못한 채 꼭 두 달을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았다. 면역력이 약해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에서 말이다.
 미카엘은 몇 개월 전만 해도 심장 판막증에 폐렴과 기관지염, 신생아 괴사성 장염 등에 걸린 누워있는 `종합병원`이었다. 미숙아는 대체로 폐포 성장이 온전치 않아 스스로 호흡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24시간 돌보지 않으면 매우 위험하다.
 입원했을 때 미카엘은 아슬아슬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약물치료에 의존해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증세는 점차 완화됐다. 하지만 밀려 있는 500여만 원의 병원비와 앞으로 들어갈 치료비, 생활비 등은 가난한 부부를 옥죄이고 있었다. 남편 김씨는 아내가 임신했을 때 직장을 잃고 백수로 지낸 적도 있어 가정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앞으로 살아갈 것이 걱정이었던 부부에게 평화신문 독자들의 사랑은 소중한 생명 그리고 한 가정을 구했다. 평화신문 보도 이후 철부지 아빠는 삶의 희망을 얻고 팔을 걷어붙여 대리운전 등 일거리를 찾아 나서며 성실한 가장이 됐다. 특기인 전자제품 수리 기술을 살려 현재는 한 대형 가전회사 서비스 센터에서 근무한다.
 부부는 "평화신문 독자들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다시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고, 저희도 앞으로 주변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카엘네 가족은 조만간 전북 군산의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군산은 봄에 벚꽃이 예쁘기로 유명한 곳이다. 서울보다는 공기가 좋은 시골을 선택했다. 부부는 폐가 좋지 않은 미카엘에게 더 좋은 환경을 선물하고 싶다.
 서울에서 도움받은 수녀님 등 많은 분 곁을 떠나 아쉽지만, 지금껏 받은 사랑은 언제나 간직할 것을 약속했다. 미카엘의 해맑은 눈빛과 웃음을 남기고서….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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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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