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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32. 열 여섯 번째 가정 - 함안 이순연 할머니(상)

주님이 우리 가족 살려주신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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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복식에서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오른쪽 네번째),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오른쪽 세번째),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왼쪽 네번째) 등 관계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할머니 그렇게도 좋으세요?”

본당 수녀님의 질문에 할머니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럼 그럼, 움직일 수도 없는 몸뚱이로 저 어린 손자들과 어떻게 살지 눈앞이 막막했는데…. 은총이야 은총! 하느님이 우리 식구 살리신 게야.”

7월 3일 오후 2시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원동 104번지 이순연(요안나·71) 할머니 집에는 온 동네 사람들의 커다란 잔치가 열렸다.

가톨릭신문 주최 (주)세정그룹 후원 사랑의 집 고쳐주기 대상에 선정된 이순연 할머니와 두 손자들은 들뜬 마음에 밤잠도 설쳤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제는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기대로, 더 이상 절망에 빠져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렘으로 할머니는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와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 함안본당 주임 최봉원 신부, 사회복지국장 곽준석 신부,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등 손님들을 맞았다.

이순연 할머니는 현재 살고 있는 집에 40년째 거주해오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지붕을 덮어 간신히 비바람을 피하고는 있지만 천정에는 쥐가 들끓고 오물들로 악취가 심하다. 게다가 울퉁불퉁한 천정에서는 흙이 떨어져 내리고 조명마저 어두워 꼭 동굴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부엌과 화장실은 두말할 것도 없다. 구식 부엌엔 싱크대가 없어 꿇어앉아 밥을 지어야 하고 화장실에는 그 흔한 샤워 시설도 없다. 아이들 방의 나무로 된 구식 문으론 차가운 겨울바람도 한여름 더위도 막기에 역부족이다.

2008년 11월 아들이 간암으로 죽기 전에는 그나마 생계유지라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함에도 월 20만원을 받으며 노인 일자리로 살아가는 이순연 할머니와 손자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있을지 눈앞이 막막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무서워 매일 울기만 하고 할머니 방에서 나올 줄 모르던 아이들이 웃음을 되찾았다. 이제 아이들에게 집은 무서운 곳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둘째 손자(중2)가 돈을 모아 할머니 약을 지어드리겠다며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기특한 손자의 모습에, 그리고 멋지게 변화될 집에 대한 기대로 모처럼 할머니의 눈가에 접힌 주름이 활짝 펴졌다.

▨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 격려사

가톨릭신문사와 세정그룹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은 삶의 중심부에서 밀려나 주변부에서 서성거리면서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도록 초대하는 연대와 사랑의 운동입니다.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사랑의 불씨를 지피는 운동입니다. 우리 역시 신앙인으로서 인간에 대한 애정, 조건 없는 사랑,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는 헌신, 대가를 바라지 않는 봉사로써 사랑을 확산시키는 운동을 펼치는데 함께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을 통해 서로 간에 사랑을 나누고 그로 말미암아 마산교구가 사랑으로 충만한 공동체로 성숙하는 일에 앞장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신자 여러분들께서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운동이 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고 격려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 가톨릭신문사장 이창영 신부 인사말

가톨릭신문 창간 80돌을 맞아 시작한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마산교구에도 처음으로 나눔의 발걸음을 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톨릭신문은 무료진료사업도 함께 진행하는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세정그룹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사랑의 불씨들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에는 수많은 어려운 이웃들이 있습니다. 한 신문사, 한 건설사의 노력으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더 많은 이들과 기업들이 동참해 보다 많은 이웃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며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 인사말

가톨릭신문사와 함께하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는 세정의 경영철학이며, 저의 소신인 나눔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35년간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세정의 입장에서는 그 사랑을 적으나마 되돌려주는 것이 기업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세정은 크고 작은 나눔 활동에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 사시는 분들에게 생활하시는데 불편한 곳이 없도록 작지만 정성스럽게 집을 수리해 드린다는 점에서 어떤 나눔보다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때 일수록 힘들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더욱 많은 관심과 사랑을 드려야 합니다. 저희 세정도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안명옥 주교, 이창영 신부, 박순호 회장
 
 
이도경 기자
( revolej@catimes.kr )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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