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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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34. 열 여섯 번째 가정 - 함안 할머니(하)

''새 집 보니 마음까지 밝아졌어요''. 40년 된 집 내?외부 기둥까지 전면 공사. 예쁜 집에 아이들도 표정 밝아지고 들떠. ''이 고마움 기억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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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본당 주임 최봉원 신부(오른쪽)와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왼쪽)이 이순연 할머니의 손을 잡고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좋아, 좋고 말구. 내 평생 살아오면서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살게 될 줄 상상도 못했제. 지금은 정말 하늘 위에 비행기를 탄 느낌이야!”

이순연(요안나·71·함안본당) 할머니의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원동 104번지 이순연 할머니 집이 사랑의 집 고쳐주기 공사를 마치고 안락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무엇보다 크게 변화된 것은 방의 내부다. 습기로 곰팡이가 슬고 쥐가 드나들며 오물 냄새가 나던 천장이 말끔하게 바뀌었다. 울퉁불퉁해 잘 수 없을 정도로 불편했던 바닥이 평평해지고 동굴처럼 어두웠던 방 안의 조명과 위험천만해 보이던 전기 시설도 재정비가 이뤄졌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던 우리 식구들만큼이나 조명도 어둡고 갑갑했어. 그런데 집 안과 밖이 이렇게 밝아지니 식구들 표정도 그만큼 밝아져 너무 좋아.”

달라진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저 방의 안과 밖을 가리는 역할밖에 하지 못했던 할머니와 손자들의 방문이 미닫이식 문으로 바뀌었다. 다리가 불편해 문을 쉽게 열고 닫지 못했던 할머니가 이제는 마음 놓고 출입이 가능해졌다. 한겨울 차가운 바람에 손자들이 감기나 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마음도 이제는 지나간 추억이 될 모양이다.

부엌에는 새로운 싱크대가 들어왔다. 바닥에 엎드려 힘들게 밥을 지었던 할머니를 위해 높이를 맞춘 특수제작 싱크대다. 이것보다 큰 선물은 없다고 말하는 이순연 할머니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이제는 손자들 건강을 위해 맛있는 반찬을 많이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흐뭇해하는 이순연 할머니의 표정에서 더없이 따듯한 손자 사랑의 마음이 묻어난다.

그 흔한 샤워기조차 없었던 화장실에는 천장은 물론 타일 등 대대적인 공사가 이뤄졌다. 세면대와 샤워기를 달아 더운 여름 집에서도 간편하게 씻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크게 변화된 것은 건물의 외양이 아니라 이순연 할머니와 손자들의 마음가짐이다. 작년 11월 아들이 간암으로 죽고 이순연 할머니와 손자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했다. 그래서 두려움에 떨던 손자들과 방안에서 이불을 덮고 한없이 울어야 했던 나날들.

그러나 사랑의 집이 완성된 순간 이들에게 펼쳐진 것은 단순히 생활의 편리함만은 아니었다. 손자들의 표정과 생활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함께 공부도 하고 노는 손자들의 밝아진 모습에서 이제는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됐다.

본당 공동체의 배려와 관심도 이순연 할머니의 가정에 커다란 힘이 됐다. 이번 공사를 마치며 본당 주임 최봉원 신부는 컴퓨터를 기증했고 앞으로도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신자들은 할머니와 손자들이 신앙 안에서 더욱 기쁘게 살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을 다짐했다.

8월 9일 오후 1시30분에는 함안본당 주임 최봉원 신부와 세정그룹 박순호 회장을 비롯한 본당 신자들이 할머니의 집을 다시 찾았다. 새롭게 단장한 집에서 축복식을 거행하고 떡과 수박을 나누며 진심으로 축하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사랑을 나누는 참으로 따듯한 공동체의 모습이 그려졌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손자들을 위해 그리고 이 고마운 마음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지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이도경 기자
( revolej@catimes.kr )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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