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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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신앙길] 7. 춘천교구 강릉 임당동·솔올·초당성당

근현대 교회건축 보며 ‘숨은 성미술 찾기’, 빛으로 완성되는 스테인드글라스, 온화함·종교적 심성 담은 성인상, 작은 촛대·문고리에도 정성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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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이름만 들어도 바다냄새가 나는 듯한 도시다. 청량한 겨울 바다에 푸른 새벽빛을 담은 듯 깨끗한 도시 강릉. 그곳엔 한국 가톨릭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성미술 작품들도 곳곳에 숨어 있어 더욱 찾아볼 만하다. 이번 ‘신앙길 올레길’에서는 최봉자 수녀, 조광호 신부, 김겸순 수녀, 김형주씨 등 유명 가톨릭 미술가들의 작품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는 ‘성미술의 도시’ 강릉 올레길로 꾸며본다.



▶ ‘살아있는 유리화’ 임당동성당

강릉시 임당동 159. 이곳엔 1921년 설립된 춘천교구 임당동성당이 있다. 번잡한 찻길 바로 앞에 위치한 임당동성당은 고풍스러운 자태로 유수한 역사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었다.

뾰족한 종탑과 지붕장식, 첨두형 아치 창호와 성당문 등은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5년에 완공됐다고 믿기엔 너무도 웅장한 모습이다.

성당에 들어서니 빛을 받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내부를 오묘한 색채로 가득 채우고 있다. 성당 옆면과 뒷면 전체를 장식하고 있는 이 스테인드글라스는 조광호 신부(인천가톨릭대 종교미술학부장)의 작품이다. 마리아의 수태고지, 노아의 방주와 무지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등을 상징하는 모습과 작품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다양한 주제의 유리화들은 빛을 받아 더욱 생동감 있다. 청동으로 만든 중앙십자가, 동을 소재로 한 십자가의 길, 나무로 만든 주수대와 감실대(감실), 독서대와 제대, 유화로 그린 제대 중앙 그림과 독경대 그림 등 제대 위와 성당 내부 전체가 조광호 신부의 성미술 작품으로 꾸며졌다.

성당에서 나와 왼쪽 건너편을 바라보면 강릉 임영관 삼문이 있다. 이곳 칠사당과 임영관 객사문에서 병인박해 시절 많은 신자들이 순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임당동성당은 등록문화재 457호, 강릉 객사문은 국보 제51호로 지정돼 있다.

 
▲ 고풍스러운 자태로 유수한 역사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는 강릉 임당동성당.
 

 
▲ 생동감이 살아 있는 임당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
 


▶ ‘소나무 향 가득’ 솔올성당

다음 목적지는 솔올성당이다. 임당동성당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약 150m 거리에 있는 용강동 버스정류장에서 201번 버스를 타고 강일여고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면, 솔올성당 표지판이 보인다. 조그맣게 난 길을 따라 약 4분 정도 걸어올라가면 소나무 언덕 위 솔올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솔올’이란 ‘소나무로 둘러싸인 마을’이란 뜻이다. 솔올성당 역시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임당동성당이 1950년대 옛 성당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면, 2008년 3월 봉헌된 솔올성당은 현대 건축의 세련미를 잘 살리고 있다.

솔올성당 내부는 대부분 최봉자 수녀(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의 성미술 작품으로 꾸몄다. 나무와 동으로 만든 중앙십자가와 촛대를 제외한 제대, 독서대, 감실대, 주수대, 십자가의 길, 주례 및 복사석 등은 모두 최봉자 수녀가 나무를 소재로 해 만든 성 미술 작품들이다. 나무 특유의 따뜻하고도 소박한 느낌을 잘 살린 최봉자 수녀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나무’를 닮아 있다. 특히 십자가의 길이 인상적이다. 화려한 곡선이나 현란한 색채는 없지만 단순한 선 하나 만으로도 예수 고난의 슬픔과 부활의 기쁨을 거뜬히 표현해낸다. 화가 김형주씨가 만든 유리화 작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소나무’를 연상시키는 단조로운 스테인드글라스 무늬가 최봉자 수녀의 성미술 작품들과 훌륭한 조화를 이뤄낸다. 여기에 더해 김겸순 수녀(노틀담 수녀회)의 성당문 또한 ‘반복’과 ‘단순함’을 주제로 하고 있다. 세 작가를 도구로 써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낸 하느님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 단순한 선으로 주님 수난과 부활을 잘 표현한 솔올성당 십자가의 길.
 

 
▲ 온화한 미소가 인상적인 솔올성당 성모자상.



가톨릭신문  20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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