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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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선교의 뿌리를 찾아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상)

한국 선교 78년째 … 265명 선교사 활동, 선교 활동 국가와 인접한 홍콩에 새 본부 마련, 다변화된 세상 걸맞은 선교회 역할 모색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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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홍콩 구룡지역에 마련한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총본부 사무실 입구.
성골롬반 외방선교회의 로고와 한자명이 새롭다.
 

홍콩의 구룡반도(Kowloon Peninsula)는 홍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원래 용이 여덟 마리가 살고 있었으나 중국 황제가 잠시 피신을 와서 용 한 마리가 더 늘었다는 유래를 가진 지명이 구룡이다.

이 지역은 홍콩 섬처럼 화려한 건물은 없으나 경제발전 원동력이 되는 상업지역으로 명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씸사쑤이(Tsimshatsui)’ 거리는 수많은 카메라 상점과 대형 쇼핑센터들이 몰려있는 곳. 그중에서 실버코드(Silvercord)라는 대형 쇼핑몰을 찾았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총본부가 있는 곳이다.

5층으로 올라서자 화려한 쇼핑센터 이미지는 간 곳 없이 업무 공간 모습이 확연하다. 사무실 정보판에서 ‘Missionary Society of St. Columban’(성골롬반외방선교회)이라는 낯익은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선교회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는 504호를 찾아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영어와 한자로 표기된 선교회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환한 느낌의 사무실 공간이 현대적이다. 토미 머피 총장 신부, 트레버 트로터 부총장 신부와 존 버리·에본 쉐리단 참사 신부 등 본부 참사 위원들이 미팅 중이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지난 2008년 5월, 1916년 창립 이후 1918년부터 자리를 지켜왔던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이곳 홍콩으로 총본부를 옮겼다. 서구의 선교회가 본부팀을 아시아로 옮긴 첫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왜 홍콩일까. 선교회측은 이에 대해‘무엇보다 시대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고 미래를 위한 판단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1916년 갤빈 신부와 블로윅 신부에 의해 중국 선교를 목적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창립된 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1920년 중국에 첫 선교사 파견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향한 외방선교의 닻을 올렸다. 이후 선교사를 청하는 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선교 지역을 아시아를 비롯해 영미권, 라틴아메리카 등으로 확장시켜 왔다. 국경과 언어, 종족을 초월해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한다는 설립 이념의 추구였다.

1980년대 들어서 아일랜드를 비롯해 서구 교회에서 성소자가 줄어드는 등 교회 흐름이 변화 조짐을 보이면서 1982년 선교회는 영어 문화권이 아닌 각 선교 지역 안에서 회원 양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최근 10여 년 사이 서품된 회원들 대부분은 환태평양 지역 나라들 출신이다. 또 현재 양성 중인 신학생들도 같은 상황이다. 홍콩 이전은 바로 이 같은 선교회 내 변화 흐름에 지도부가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국제적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홍콩의 지역적인 요건, 즉 여러 선교 활동 국가들과 인접하고 있다는 장점도 새 본부를 홍콩으로 낙점하게 한 요소 중 하나다.

홍콩 본부 출범 3년째를 맞고 있는 현재, 선교회로서는 그 결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고 선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상징적 시도라는 점에 회원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홍콩교구에서도 이들의 전입에 환대하는 분위기다.

선교회 측은 총본부의 이동과 관련 한마디로 ‘선교회의 미래를 드러내는 표징’, ‘다수의 유럽인 그룹에서 다문화적 소그룹으로 변화된 선교회 실상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오는 2016년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이제 한 세기에 해당하는 선교시대의 새로운 막을 열어놓았고 그 도전들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이 같은 과감한 시도와 변신은 시대 변화와 교회 흐름에 따른 새로운 적응으로 비춰졌다. 그리고 또 다른 면에서의 새로운 복음화 노력으로 받아들여졌다.

선교회 초기 선교사들의 좌우명 ‘그리스도를 위한 순례(Perigrinari pro Christo)’처럼 그간 교회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고유 활동을 펼쳐왔던 선교회의 역할이 21세기 다변화된 세상 안에서 그에 맞는 새로운 그리스도를 위한 순례로 접어든 것이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에는 현재 15개 국가에서 440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고 40명의 신학생과 20명의 지원 사제, 그리고 60명의 평신도 선교사가 있다.

한국은 선교회의 세 번째 진출국이다. 1933년 교황청과 파리외방전교회의 청을 받아 10명의 선교사를 파견했는데, 이로 인해 한국교회 안에 발걸음을 내딛은 세월은 올해로 78년째를 맞고 있다.

그 세월동안 265명의 선교사들이 한국 땅을 밟았고 20명의 평신도 선교사들이 한국 선교를 위해 함께 일했다. 1970년대에는 150명의 선교사들이 활동했을 만큼 선교회 안에서 한국교회가 차지한 부분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도 활동이나 선교 영역 면에서 필리핀교회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새로운 교회 환경에 적응하며 설립 100주년을 향한 선교 행보를 가다듬고 있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모습은 ‘모든 것은 그리스도의 것이지 우리 것이 아니다’라고 가르치며 6세기 유럽 각지에서 선교 활동을 벌였던 주보성인 골롬바노가 현재에 활동하고 있는 양상이었다.


 
▲ 총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참사위원들.
토미 머피 총장 신부, 트레버 트로터 부총장 신부 및 존 버리·에본 쉐리단 참사 신부가 선교회 업무와 관련한 회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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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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