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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사랑 되돌려 주고 싶어

홀로 남매 키우기 막막했던 구경자(세레나)씨, 여유 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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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물류센터에서 함께 일하는 구경자씨와 아들 김진범씨가 잠시 쉬는 시간을 틈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큰 도움 덕분에 진범이가 대학에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모든 것을 감사히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감사` 가득한 메일 보내와

 
 지난해 12월, 기자에게 `감사`라는 단어로 가득한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지난해 1월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본지 2010년 1월 3일자)에 소개됐던 구경자(세레나, 48, 수원 영통영덕본당)씨에게 온 편지였다.

 당시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 물류센터에서 하루 16시간씩 일하며 김진범(베드로, 19)ㆍ혜민(베로니카, 17) 남매를 홀로 키우고 있던 구씨는 손목 수술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던 아들 진범군은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학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을만큼 힘들고,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아 한숨만 쉬고 있을 때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만났어요.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죠. 처음 성금을 받았을 때는 감사하다는 마음보다는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소중한 돈을 받아도 되나`라는 생각에 어안이 벙벙했죠.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들께 고맙고 또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1년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구씨는 여전히 바빴다. 오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고된 삶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변한 게 한 가지 있었다. 예전의 어두웠던 표정은 사라지고,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이제는 조금 살만하다"며 활짝 웃었다.

아들 대학 다니게 돼

 구씨는 "성금으로 진범이 대학 등록금도 내고, 영원히 갚을 수 없을 것만 같던 빚도 어느 정도 해결했다"면서 "힘든 집안 사정 때문에 방황했던 진범이가 그 후로 마음을 잡은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아들 진범씨는 대학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학비를 스스로 마련하겠다며 구씨가 근무하는 물류회사에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낮에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어머니와 함께 일하는 `주독야경`(晝讀夜耕)을 2년째 하고 있다. 그야말로 `요즘 보기 드문 효자`다.

 진범씨는 "일을 하면서 공부까지 병행하다 보니 힘들 때도 있고, 별 걱정 없이 대학생활을 즐기는 친구들이 솔직히 부러울 때도 있다"면서도 "혼자 힘들게 일하시며 저와 동생을 키우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런 마음은 금세 사라진다"고 말했다.

 구씨는 의젓하게 말하는 진범씨를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힘든 상황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엄마를 돕는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고, 늘 고맙다"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현재 고3인 딸 혜민양은 수녀회에 입회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구씨는 "혜민이가 매달 성소모임에 나가고 있다"며 "하느님께서 우리 가정에 큰 은총을 내려주신 것처럼, 딸을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께 봉헌하겠다"고 말했다.

 구씨는 독자들에게 받은 큰 사랑을 꼭 다른 어려운 이들에게 되갚고 싶다고 했다.

어려운 이웃에 봉사하고파

 "물류센터에서 간식으로 나오는 빵과 우유가 꽤 되는데, 그걸 모아놨다가 출근하기 전 홀몸어르신 생활시설에 들러서 나눠 드리고 와요. 독자들이 주신 사랑에 비하면 아주 작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지금은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못하고 있지만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어요."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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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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