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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6) 독일의 스테인드글라스 교육

긍정적 경쟁 통해 학생들 숨은 능력 이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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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스테인드글라스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독일 스테인드글라스의 이모저모를 체험하던 중에 스테인드글라스의 교육, 특히 미술대학에서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스테인드글라스로 명성이 높다는 스투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Staatliche Akademie der Bildenden Kunste Stüttgart)를 방문했었다.

메르세데스와 포르쉐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고, 우리에게는 발레리나 강수진이 활약했던 도시로 친숙한 스투트가르트의 쿤스트아카데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활약하다 2011년 별세한 루드비그 샤프라스(Ludwig Schaffrath)가 교수로 재직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유럽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들이 여럿 이 대학에서 배출돼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독일의 쿤스트아카데미에는 담당 교수 외에 각 분야별로 기술 지도를 위해 실기기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스투트가르트 대학에서도 이러한 체제에 따라 스테인드글라스 교육이 실행되고 있었다. 장인을 양성하는 기술학교나 공방에서의 교육과는 달리 미술대학에서의 교육은 기술 습득을 위주로 한 것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예술 세계를 표현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하고 있었다. 스투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에는 회화과 교수의 책임 하에 두 명의 실기 기사가 스테인드글라스 표현 기법 연구를 위한 학생 지도를 맡고 있었다. 두 실기기사가 모두 여성인 것이 인상적이어서 독일에는 여성 실기기사가 많은지 묻자 한 전공에 실기기사가 두 명인 것도, 그것이 모두 여성인 것도 흔한 경우는 아니라고 설명해 주었다. 스투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에는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을 위한 각종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고 사전 약속을 통해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실기기사의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교육체제가 잘 갖추어져 있었다. 현재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인천가톨릭대학교에도 이와 같은 체제로 스테인드글라스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자 그곳의 교수진들이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스투트가르트 대학에서 필자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그곳의 교육체제나 시설보다는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진행했던 스테인드글라스 프로젝트였다. 교수를 통해 의뢰 받은 스테인드글라스 프로젝트를 두고 여러 학생들이 경합을 벌여 최종적으로 선택된 학생의 안을 가지고 실제 작품을 실행했던 결과물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1년여에 걸쳐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같은 대학의 건축학과 학생들과 교류하고 지속적인 토론과 실험을 통해 실제 건축 공간에 놓이게 될 스테인드글라스를 기획, 제작, 설치하는 전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고 있었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교수와 학생들이 모두 각자 하나씩의 창을 맡아 디자인하기도 하고, 때로는 실제로 실현되지 못한 채 계획안으로 끝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사례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우리의 교육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긍정적인 경쟁심을 통해 학생들의 숨어있는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고, 학생들이 좋은 작품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현장에서 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 스투트가르트 쿤스트아카데미의 스테인드글라스 실기기사인 클라우디아 하인즐러(Claudia Heinzler)가 스테인드 글라스 설비(화학 에칭실)를 안내해주고 있는 모습.
 
정수경 교수(카타리나·인천가톨릭대학교 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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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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