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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문화산책]<8> 영화(2) 7번방의 선물

잠자고 있던 ''인간의 선함'' 순박함으로 일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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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구가 대본을 암기하도록 도와주는 7번방 식구들.
 
  우리는 주위 환경에서 수많은 영향을 받고 산다. 특히 함께 사는 사람들을 통해 상처받고 감동도 받으며 끊임없이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도록 자극을 받으며 살아간다. 이 변화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이라는 결과를 낳게 되는 과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인간은 또한 누구나 절대자라는 신적 존재와 관계를 맺으려 한다. 아무리 끔찍한 흉악범이라 할지라도 선한 지향과 아름다운 사랑을 꿈꾼다. 순수한 마음을 어린이를 통해 자극받아 인간다움과 진실로 향하게 한다. 굳어지고 비뚤어졌던 영적 자아가 잠에서 깨어나 `나는 누구인가`하고 자문하며 하느님의 속성을 점차 알아보는 체험으로 들어가게 한다. 이 때문에 사랑ㆍ순수ㆍ일치ㆍ평화ㆍ연대를 이끌어내는 집단적 행동을 유발한다. <7번방의 선물>에서 주는 선물은 무엇인가? 그들은 어떤 체험을 했으며 어떻게 변화됐는가?
 


 
▲ 7번방의 선물 포스터.
 
 
 줄거리
 지적 장애를 지닌 용구는 그의 딸 예승이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한 개밖에 남지 않은 세일러문 가방을 경찰청장의 딸이 사버린다. 다음 날 경찰청장의 딸은 세일러문 가방 파는 곳을 알려준다며 용구를 데리고 앞서 뛰어가다가 돌연 죽음을 맞는다. 용구는 청장의 딸을 살리려다 누명을 쓰고 살인 혐의로 체포되고 사형판결을 받아 7번방에 입소한다.
 
 바보같은 사람
 교도소 7번 방에는 밀수범ㆍ사기전과 7범ㆍ간통범ㆍ부부 소매치기범ㆍ자해 공갈범등 다양한 범죄자들이 갇혀 있다. 이들은 비좁고 누추한 방에서 그동안 길들었던 것들을 자랑삼아 말하고 상징적 행동을 휘두르며 함께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놈이 7번 방에 들어왔다. 이놈은 아동유괴 강간살인범!! 죄질로 치면 극악범이다. 이들은 이 극악범에게 혹독한 폭력으로 신고식을 치르게 한다. 그러나 꼭지가 덜 떨어진 듯한 이상한 놈 용구는 대들거나 반항하지 않으며 미워하거나 증오할 줄도 모른 채 부당한 대우를 받기만 한다. 그는 7번 방의 험악한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을 믿어주며 평범한 사람으로 대한다.

 서로 위한 선물
 어느 날 반대 패거리 두목이 방장을 뾰족한 흉기로 찌르려 하자 용구는 달려가 대신에 찔린다. 순박한 용구의 행위에 방장은 감동하며 고마움을 느낀다. 방장은 용구에게 필요한 뭔가를 해주고자 한다. 그러나 용구는 물질적인 욕심이나 방장이 되겠다는 야심도 없다. 오직 사랑하는 딸 예승이를 만나고 싶을 뿐이다.

 7번 방 죄수들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이들은 용구에게 예승이를 만나게 해주려고 함께 머리를 짜낸다. 그동안 으르렁거리며 나쁜 짓을 위해 힘을 모았던 이들은 이제 뭔가 좋은 일을 하려는 실행에 옮긴다. 드디어 예승이를 교도소 7번 방으로 밀입시키는 데 성공하고 용구의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자기들도 진정한 그 기쁨에 서서히 동참하게 된다. 세파에 찌든 마음들이 정화되기 시작하고 단순해진다.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특사로 나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신봉식! 그는 예승이의 반입을 반대했지만 우연히 들고 들어온 예승이의 휴대폰으로 순산한 아내와 급작스레 통화한다. 그는 갓 태어난 딸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 감방에서 세상과 소통을 이룬 것이다. 이는 범죄를 위한 소통이 아니라 생명과 기쁨을 나누는 소통이다. 예승이는 죄수들에게 생명을 전한 `선물`이다.


 
▲ 예승이를 상자에 넣어 밀입시키는 7번 방 식구.
 
 
 변화된 사람들
 마지막 법정 공판에서 용구의 누명을 벗겨주려고 용구에게 사건을 재연하게 한 7번 방 식구들은 그가 무죄임을 입증하는 대본을 작성해 암기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어눌한 용구가 성공할 리가 없다. 사형 날짜가 결정되자 이들은 열기구를 만들어 용구와 예승을 탈출시키려고 단합한다. 반대 패거리 두목도 사람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앞장선다. 악행으로 갇힌 이들이 자신들의 죄는 까마득히 잊고 어떻게든 예승이와 아빠 용구를 살리려는 간절한 심정으로 급박한 상황에 온 힘을 모은다. 그야말로 일치ㆍ연대ㆍ협력ㆍ사랑의 현장이 된다.

 천진난만한 용구가 감방 식구가 되면서 사랑과 끈끈한 서로의 유대 관계를 체험하게 하고 웃음까지 선사한다. 여기에 인간 안에 내재하는 하느님의 이미지인 선을 재발견하게 하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 죄인들이 갇히는 곳이 보이는 천국이 됐다.



가톨릭평화신문  201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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