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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52) 주님께서는 삼라만상을 통해 말씀하신다

주님 수난과 죽음·부활과 승천이 함께 묘사/ 예수님의 고귀한 희생을 통하여/ 구원·영생의 문 열렸음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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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천하시는 그리스도’, 1500년경, 채색 목조각, 루브르 박물관, 파리, 프랑스.
 
 
이 작은 성상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이 함께 묘사돼 있다. 예수님의 양손과 양발, 그리고 가슴의 상처는 그분께서 십자가 위에서 고통당하며 죽으신 것을 나타낸다. 또한 아무런 중량감도 없이 가벼운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은 예수님의 부활을 드러낸다. 주님의 발아래에 있는 구름조각은 그분이 구름에 감싸여 승천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루가복음사가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승천을 이렇게 묘사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베타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나가신 다음,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줄곧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루카 24,50-53).

이 성상은 우리에게 지금 부활해 승천하신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수난하고 돌아가신 분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예수님께서 온몸에 걸친 붉은색 가운은 구세주의 고귀한 신분을 나타낼 뿐 아니라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흘리신 주님의 피를 내는 것이다. 예수님의 고귀한 희생을 통하여 우리에게 구원과 영생의 문이 열리게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이 작품은 루브르 박물관의 한쪽에 전시되어 많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원래는 유럽의 어느 작은 성당이나 수도원 경당에 장식돼 있었을 것이다. 오래전의 사람들은 이 작품 앞에서 그리스도교의 주요 가르침인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승천을 묵상하며 기도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승천을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은 모든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언제나 어디서나 영원무궁하신 하느님으로 존재하고 계신다. 우리 인간의 존재방식과 하느님이신 주님의 존재 방식이 틀리기 때문에 우리가 그분의 현존을 생활 속에서 느끼며 사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어떤 신자들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늘 자신의 생활 속에 가까이 계시다는 것을 느끼며 지내기도 한다.

매달 병자영성체를 위해 환자들의 집을 방문하다보면 극심한 병고 속에서도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굳건히 간직하며 사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때로는 환자들이 가쁜 숨을 내쉬며 이런 말로 나를 위로해 주기도 한다. “아무래도 제가…… 신부님보다도… 하느님을 더 빨리 만날 것 같아요…! 그때 하느님께… 우리 신부님을 잘 봐주시라고… 부탁해 드릴게요!”

봉성체하는 분 가운데 바울라님이 있는데 그분은 성당에서 열심히 신앙생활과 봉사활동을 하다가 몇 년 전부터 병고에 시달리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하루 종일 침상에 누워 기도하고 작은 노트에 병상일지를 쓰는 것이 그분의 일과이다. 일기장에는 평범한 일상생활과 매일 바치는 기도를 적기도 하고 자신의 창밖에 새들이 찾아와서 지저귀는 노랫소리를 쓰기도 한다. 요즘 같은 봄날에는 작은 정원의 메마른 나뭇가지에서 싹이 돋아나는 신비로운 모습을 적기도 한다.

바울라님은 오랫동안 병상에서 지내다보니 주님께서는 삼라만상을 통하여 자신에게 말씀하신다며 잠시나마 환한 표정을 지으셨다. 건강할 때보다도 지금은 세상의 평화와 세계 교회 그리고 고통 받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바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분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부활신앙의 힘으로 이미 부활의 삶을 앞당겨 사는 것처럼 보였다.

새 교황님께서 선출된 그날에 병자영성체를 위해 바울라님을 방문했다. 그분의 작은 침상 위에 놓인 병상일지에는 이미 이런 축하의 글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교왕님 푸란시스코 1세. 축하드립니다. +주모경 사도신경. 연육간 건강하십시요. 2013년 3월14일. 세계천주교교인일동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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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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