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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9) 티에리 부아셀(Therry Boissel, 1962~ ) : “색채의 시”(2009~2012)

무한한 상상력과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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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시(Peom de Couleur, Color Peom)!”

독일 뮌헨 님펜부르크(Nymphenburg)의 초등학교 옥외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은 티에리 부아셀의 독창적인 색채 구현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빨강=N, 파랑=S, 노랑=C, 초록=H 등 작가의 직관에 따라 알파벳 자모에 각기 다른 색을 대입하고 그 법칙에 따라 색 얼룩을 배열하여 시구를 적어나가는 그의 작업은 마치 암호를 풀어가듯 작품 안에 담긴 의미를 해독해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의 색채 알파벳은 색채과학이나 심리학 이론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작가의 색채감각과 직관에 따라 선별된 색들은 때로는 커다란 색 면으로 때로는 작은 색 점으로 리듬감을 표현하며 투명한 유리 위에서 색채의 시를 읊조리고 있다. 그의 색채의 시는 한 폭의 그림이자 한 편의 시이기도 하고 한 곡의 서정적인 음악이 되기도 한다.

님펜부르크의 초등학교 방음벽으로 설치된 투명 유리벽에는 뮌헨 출신의 서정시인 오이겐 로트(Eugen Roth)의 시 <나무(Der Baum)>와 또 다른 독일의 서정시인인 요제프 구겐모스(Josef Guggenmos)의 시 <무지개(Der Regenbogen)>가 부아셀의 색채 시로 그려져 있다.


 
▲ 독일 뮌헨 님펜부르크의 초등학교에 설치된 티에리 부아셀의 <색채의 시>.
 

 
▲ 티에리 부아셀의 색채 알파벳.
 

이 중 <무지개>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무지개

와서 봐!

빨강과 주황

노랑, 초록 그리고 파랑!

이렇게 빛나는 색채들을

하늘의 절반을 가로질러

그릴 수 있는 이 아무도 없는데.

하늘은 황금빛 손으로

비의 벽을 방랑하며

이들을 그려낸다네.

자연의 아름다운 색채를 찬양하는 시 그리고 이를 자신의 색채 언어로 투명한 유리에 그려내고 있는 티에리 부아셀의 작품은 시각적으로, 의미적으로 하나 된 또 한 편의 시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태양 빛의 힘으로 시시각각 움직이는 신비로운 색 그림자까지 더해진 그의 작품은 어린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한층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회색빛의 답답한 방음벽으로 에워싸인 학교나 주거지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우리의 삭막한 환경에도 이처럼 서정적이고 따뜻한 빛과 색채를 도입해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정수경(카타리나·인천가톨릭대학교 강의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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