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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5주년 현장 르포] 선조들 신앙의 기쁨 서린 유현문화관광지 유물전시관

선조들 손때 묻은 성물, 생생한 숨결로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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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의 못자리 풍수원성당 일대가 문화관광지로 거듭났다.

 원주교구(교구장 김지석 주교)와 강원도 횡성군(고석용 군수)은 4월 30일 유현문화관광지 1단계 조성 사업을 마치고 김지석 주교와 군 관계자가 함께한 가운데 축복식을 가졌다. 유현문화관광지 조성사업은 풍수원성당을 중심으로 횡성군 서원면 유현리 1100번지 일원에 대규모 광장과 진입로, 유물전시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원주교구와 횡성군이 협약식을 갖고 2002년부터 추진해왔다.

 특히 풍수원성당 뒤편에 건립된 건축면적 809.31㎡의 유물전시관에는 신앙 선조의 일상을 볼 수 있는 농기구와 민속품, 성물과 기도서 등 1000여 점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선조들이 신앙과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유물전시관(이하 유물관)을 찾았다.


 
▲ 유현문화관광지 조감도.
점선 안 건물이 유물관이다.
 


 
▲ "어릴 때 보던 물건들이 여기 다 있네."
유물관을 찾은 어르신들이 전시된 물품들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 자연 풍광과 잘 어울리는 유물관.
장애인과 노약자의 원활한 관람을 위해 건물을 둘러싸듯 나지막한 경사로를 설치했다.
 

 
#신앙과 생활의 흔적을 담은 유물관
 풍수원성당 뒤쪽으로 새롭게 조성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성당과 같은 옅은 색의 붉은 벽돌과 자연석을 이용해 건립한 유물관이 보인다. 경사진 지형에 건물이 반쯤 묻힌 유물관은 앞에서 보면 2층이고, 뒤편에서 보면 푸른 잔디가 보이는 평지다. 자연과 더불어 신앙을 이어 온 선조들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답게 주변 풍광에 거슬림이 없다.
 유물관에 들어서면 디딜방아와 물레 등 과거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유물들이 눈에 띈다. 신앙 선조들이 겪었던 박해의 고통과 어려웠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품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최수범(베드로)씨가 30년에 걸쳐 수집한 것을 기증받은 것이다. 1전시실과, 3ㆍ4 전시실에는 다양한 크기의 옹기를 비롯해 농기구, 생활용품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두레박과 풍구, 절구, 떡판, 쟁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유물관은 학생들에게는 옛 조상들의 일상과 신앙의 숨결을 체험할 기회를 주고, 어르신에게는 잊혀져가는 어린 시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다.
 전시된 짚신을 손에 들고 환하게 웃던 민병일(바오로, 서울 장안동본당, 94) 할아버지는 "이런 물건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어릴 적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뿐 아니라, 유물관을 찾은 많은 어르신들은 디딜방아에 발도 한 번 올려보고 각종 생활용품 등을 바라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형 농기구가 자리한 1전시실 우측에는 풍수원 공동체의 역사를 보여주는 2전시실이 있다. 풍수원본당 2대 주임을 지낸 정규하(1863~1943) 신부가 1897년부터 사용하던 병자성사 가방과 1909년 제작된 성광, 1916년 당시 본당 공소 24곳의 명단을 빼곡하게 적은 본당 공소 일람표 등 신앙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물들이 신자들을 기다린다.
 유물관을 빠져나와 경사로를 따라 옥상에 올라가면 크고 작은 옹기 100여 개가 한데 모여 있다. 신앙 선조들이 옹기를 구우며 공동체를 이루는 모습을 보는 듯해 정겨움이 느껴진다.
 유물관을 찾은 박 잔다르크(장안동본당) 수녀는 "신앙 선조들의 손때 묻은 생활용품과 성물 등에서 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과 신앙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풍수원본당 주임 김승오 신부는 "풍수원은 200년 전 교우들이 박해의 무서운 칼날을 피해 모여들어 만든 교우촌"이라며 "신앙 선조들의 신앙과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유물관이 이곳을 찾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에도 큰 활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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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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