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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10) 독일서 만난 영국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 마크 앵거스(Mark Angus, 1949~ )

그리스도교 상징 내포한 작품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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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첫 기행에서 필자가 두 번째로 만난 작가는 영국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가인 마크 앵거스였다. 박사논문을 준비하던 때에 접한 마크 앵거스의 「영국 교회의 현대 스테인드글라스(Modern Stained Glass in British Churches)」(1984)는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주었다. 특히 서문에 거침없이 피력된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작가 개인의 의견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크 앵거스는 1949년 영국 배스(Bath)에서 태어나 스테인드글라스와 건축 유리 예술 전공으로 명성이 높은 스완지(Swansea) 대학에서 건축스테인드글라스(Architectural Stained Glass)를 전공하였다. 그는 1979년부터 유럽 전역의 교회와 성당, 일반 건축물에 300개가 넘는 스테인드글라스 프로젝트를 실행했고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유럽의 대표적인 유리예술 가문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장인인 에르빈 아이슈(Erwin Eisch, 1927~ )는 유럽의 글라스스튜디오운동(Glass Studio Movement)을 이끌었던 유럽 유리 공예사의 살아있는 전설로 칭송되는 인물이다. 앵거스의 아내인 카타리나 역시 문화사적 측면에서 유럽의 유리예술을 연구해온 학자로서 현재 오스트리아의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 앵거스 부부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독일 바바리아 지역의 프라우엔아우(Frauenau)에는 아이슈 가문이 살고 있는 도시답게 유리박물관, 유리갤러리, 야외 유리 조각공원, 유리공장 등 다양한 유리예술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고 글라스페인팅 학교를 운영해 작가 양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었다.

마크 앵거스는 현대의 교회에서 스테인드글라스는 더 이상 중세와 같이 ‘가난한 자의 성경’으로서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하면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작가 개인의 이코노그라피’(personal Iconography)를 창조해내는 것이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교회에 설치된 그의 작품에는 여지없이 그리스도교 상징이 등장하지만 이는 과거 교회에 등장하는 전통적인 도상이 아닌 작가의 새로운 해석에 따라 재창조된 상징성을 내포한 이미지로 거듭나 있다. 앵거스는 현대인과 소통하고자 한다면 현대의 교회와 신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과거의 세세한 이미지들보다는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를 내포한 최소화된 상징들이 오히려 우리의 영성을 고양시키고 보다 깊은 내적 성찰로 인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간결한 선과 원, 절제된 색의 사용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작품은 산문이기보다는 시와 같은 깊은 여운을 드리우며 보는 이들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여기에 약간의 유머와 천진함이 깃들어 있는 그의 작품은 우리를 미소 짓게 한다. 2000년대에 들어 그는 안티크글라스에 페인팅 기법을 이용해 인체의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한 구상 작품을 선보이며 이전과는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태어난 곳인 영국 배스의 성 바르톨로메오 교회 스테인드글라스(1980)는 앵거스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그가 이야기하는 작가가 창조한 그리스도교 상징을 내포한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 마크 앵거스의 <붉은 인물(Red Figure)> 세부도. 2011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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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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