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56)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인간 위해 성체 성혈로 아낌없이 내어 주심 드러내/ 성모 마리아 아기 예수 부축 모습/ 구원협조자로서의 특별함 ‘상징’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무리요(Bartolomé Esteban Murillo, 1618~1682), ‘순례자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아기 예수’, 1678년, 유채, 부다페스트 미술관, 헝가리.
 
 
무리요(Murillo, 1618~1682)의 작품 ‘순례자들에게 빵을 나눠 주는 아기 예수’(1678년)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있다. 구름 위에 서 있는 예수는 커다란 빵을 손에 들고서 아래에 있는 순례자들에게 나눠 주고 있다. 성모 마리아는 아기를 고요한 눈길로 바라보며 매우 조심스러운 자세로 손을 내밀어 부축하고 있다. 천사는 커다란 빵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서 예수님의 빵 나눔을 도와주고 있다.

성모자와 천사 뒤편에는 하느님의 무한한 영광을 상징하는 황금빛 하늘이 열려있고 구름 사이사이에는 아기 천사들이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고 있다. 아래에는 이 세상에서 천상을 향해 순례 중인 사람들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아기 예수가 건네주는 빵을 받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고요한 표정의 예수는 순례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이 작품에서 아기 예수가 거의 벌거벗은 것은 장차 그분께서 모든 옷을 다 벗긴 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다는 보여준다. 또한 예수가 나눠 주는 빵은 인간의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의 몸과 피를 성체와 성혈로 아낌없이 내어 주심을 나타낸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부축하는 모습은 구원의 협조자로서 성모님의 특별한 자리와 역할을 드러낸다.


 
▲ 구름 위에 서 있는 예수가 커다란 빵을 손에 들고서 아래에 있는 순례자들에게 나눠 주고 있는 모습.
 
 
지난 주일(6월 2일)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었다. 올해의 이 축일은 신앙의 해에 맞이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날로 다가왔다. 이날 바티칸과 세계의 수많은 성당에서는 새 교황님과 함께 1시간 동안 ‘온 세계가 함께 드리는 장엄 성체 조배’를 거행했다. 우리 성당에서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성체 조배 시간과 맞추어 이날 자정부터 신자들과 함께 1시간 동안 성체를 현시하고 기도했다.

제대 위에 성체를 현시하고 제단의 한쪽에 스크린을 설치해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되는 성체 조배 모습을 동시에 보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성 베드로 대성전이 눈앞에 펼쳐지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입장과 성체 현시, 신자들의 기도와 합창단의 노랫소리가 우리 성당을 가득 메웠다. 화면에 비친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광과 우리 성당의 성광이 너무나 비슷해 마치 성 베드로 대성전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청·장년을 포함한 160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해 교황님과 영적 일치 속에 자신과 가정, 교회와 세상의 구원을 위해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과 간절히 기도를 바쳤다. 성체 조배를 마친 후 귀가하는 신자들을 위해 성당 입구에서 작은 빵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신자들은 마치 대단한 선물을 받은 어린이 마냥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성당 밖은 어둠에 휩싸여 있었지만 성체 안에 계시는 주님과 일치를 이룬 신자들의 표정은 참으로 맑고 밝게 보였다.


정웅모 신부 (서울 장안동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6-0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시편 34장 9절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행복하여라, 그분께 피신하는 사람!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